올해는 부문경쟁 없어, 대신 다양한 프로그램 준비
김태용, 김지운, 이재용 등 많은 감독들 대거 방문해 제주관객들과 만날 예정

▲ 제12회 제주영화제. ⓒ뉴스제주

제12회 제주영화제가 오는 12일 개막해 19일까지 8일간 개최된다.

이번 영화제의 특징은 부문경쟁 출품작이 없다는 점이다. 종전까지 제주영화제는 늘 '부문경쟁을 도입한 비경쟁독립영화제'의 면모를 이어왔다.

주로 국내 젊은 대학 출신 감독들의 재기발랄한 단편 작품들이 '부문경쟁'을 통해 선보여왔다.

올해 '부문경쟁'이 도입되지 않은 이유는 올해 4월에 사단법인 제주영화제(이사장 권범)가 새로 출범하면서 준비기간이 짧았다는 점이 크다. 부문경쟁작으로 상영할 작품을 고르려면 예선심사 과정에서 적어도 300편 가량의 작품을 살펴봐야 하기 때문이다.

오주연 (사)제주영화제 이사는 "사단법인을 창립하면서 어떤 모습을 가져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준비 시간이 없어 내년으로 미룰까도 했지만 한 해를 거르지 말자는 의기투합이 이뤄져 이번 영화제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문경쟁이 없어졌지만 이번 제12회 제주영화제는 그 어느 때보다 못지 않게 풍성한 프로그램들로 짜여졌다.

▲ ⓒ뉴스제주

# 더욱 풍성해진 제12회 제주영화제의 다양한 섹션들

제12회 제주영화제는 ▲한국영화의 풍경 ▲트멍 ▲김지운 특별전 ▲동아시아문화도시 ▲세미나 ▲알프레드 히치콕 특별전으로 구성됐다.

우선, 영화제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개·폐막작이 모두 국내 프리미어다. 영화제에서 '프리미어'란 아직 상영되지 않은,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이게 되는 작품을 일컫는다.

보통 세계 유수 영화제들의 개·폐막작들이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개봉)로 상영된다. 이번에 개막작으로 선정된 켄 로치 감독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와 폐막작 신동일 감독의 <컴, 투게더>는 제주영화제를 통해 국내에선 처음 상영되는 작품들인 셈이다.

특히, 신동일 감독과 배우 이혜은 씨가 폐막식에 참석해 영화가 상영되고 난 뒤, 관객들과의 대화 시간(GV, Guest Visit)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영화의 풍경' 섹션엔 최근 제작된 한국영화들 중 유의미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선보이는 작품들은 이소현 감독의 <할머니의 먼 집>, 장률 감독의 <춘몽>, 고봉수 감독의 <델타보이즈>, 김정근 감독의 <그림자들의 섬>,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가 선정 초청됐다.

이 가운데 고봉수 감독과 그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 백승환, 신민재, 김충길, 김정기가 GV에 나서며, 김정근 감독과 이재용 감독도 자신의 영화가 상영되고 난 뒤 관객들과 대화를 나룰 예정이다. 이재용 감독은 배우 윤여정 씨와 함께 한다. 장률 감독도 오려고 했으나 다른 지역에서 개최되는 영화제 일정과 겹쳐 아쉽게 오진 못한다.

'트멍' 섹션은 제주지역에서 제작된 영화들 중 우수한 작품이 소개되는 장이다. 이정준 감독의 <돌고래와 나>가 선정됐으며, 감독과 제작사 대표가 GV에 참석한다.

'김지운 특별전'은 한국 감독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는 섹션으로, 이번 제12회 영화제에선 김지운 감독이 선정됐다. 그의 작품들 중 <장화, 홍련>과 <달콤한 인생>, <밀정>이 상영된다. 특히 김지운 감독은 <밀정>이 상영되는 16일에 직접 관객들과 대화에 나설 예정이다.

다른 지역에선 간혹 GV 시간을 가진 김지운 감독이나 제주관객들과의 대화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김지운 마스터클래스'가 크루즈 선상에서 개최돼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15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10만 톤 급 크루즈 선박인 사파이어 프린세스 호에서 진행된다. 당초 100명을 계획으로 예약신청을 받았으나, 160여 명까지 참가자가 몰렸다.

▲ 제12회 제주영화제 '동아시아문화도시 스페셜 파노라마' 섹션에서 선보이게 될 한·중·일 3국의 영화 6편. ⓒ뉴스제주

이번 영화제의 메인 행사는 '동아시아문화도시 스페셜 파노라마' 섹션이다.

동아시아문화도시에 선정된 제주와 일본의 나라시, 중국의 닝보시를 대표하는 영화 2편씩을 선정해 제주영화제에 모았다.

제주를 대표하는 작품으론 고희영 감독의 <물숨>과 이상민 감독의 <짐작보다 따뜻하게>가 선정됐다. <물숨>은 제주해녀의 모습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며, <짐작보다 따뜻하게>는 지난 제11회 제주영화젱서 관객상을 받았던 작품이다.

일본 나라시를 대표할 작품엔 장건재 감독의 <한여름의 판타지아>와 무카이 케이타 감독의 <초콜릿 케이크와 호류지> 작품이 선정돼 관객들에게 선보인다. 이 작품은 제주영화제를 통해 국내서 처음 개봉되며, 무카이 케이타 감독이 직접 GV에 참여한다.

중국 닝보시를 대표하는 작품들엔 선정 작업이 여의치 않아 중국의 역사를 훑어볼 수 있는 작품들이 선택됐다. 지아 장 커 감독의 <천주정>과 허안화 감독의 <황금시대>가 상영된다.

또한 '동아시아문화도시 영화제 이야기'를 주제로 특별한 심포지엄이 열린다. 홍콩과 일본의 영화제들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향후 계획 등을 짚어보면서 제주영화제가 나아갈 길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심포지엄엔 나라국제영화제의 나카노 사토코 실행위원장과 홍콩아시아영화제 페스티벌 디렉터인 게리 맥, 권범 제주영화제 집행위원장, 오주연 제주씨네아일랜드 기획이사가 패널로 참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서울아트시네마 김성욱 프로그래머가 사회를 맡는다.

▲ 제12회 제주영화제 프로그램 시간표. 이미지를 클릭하면 상세히 살펴볼 수 있다. ⓒ뉴스제주

이와 함께 특별한 세미나가 한 차례 더 마련된다.
제주영상문화생태계의 토대를 가늠해 볼 '영화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이 자리엔 지난해 제11회 제주영화제 개막작을 준비하면서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김태용 감독이 다시 한 번 더 찾아온다.

김태용 감독은 "이번 세미나에서 풍성한 아이디어들이 나와 제주도민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영화제 기간 중엔 제주씨네아일랜드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준비한 '알프레드 히치콕' 특별전도 함께 진행된다. 히치콕 특별전 영화들은 모두 무료로 상영되며, <사이코>, <새>, <현기증>, <이창> 등 모두 4편의 작품이 롯데시네마제주 6관에서 상영된다.

과거 히치콕의 대표작들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흔치않는 기회다.

개막식과 폐막식은 롯데시네마제주 1관에서 진행되며, 입장권은 1만 원이다. 다른 일반 상영작들은 모두 6관에서 상영되며, 일반 8000원, 학생 7000원이다. 제주영화제 및 제주씨네아일랜드 후원회원은 6000원이며 3만 원으로 모든 영화를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프리패스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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