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임종 칼럼]보고 듣고 느낀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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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9월 14일자 조선일보에 실린『내 운명의 별, 김진규』라는 제목으로 조선일보 녹픽션 대상을 받은 김보애 씨의 글을 읽으며 느낀 바 있어 몇 자 적어본다.
김진규 씨가 말년에 제주도에 내려와 제주시 노형동 해안마을에 살면서부터 나와 가까이 지내게 되었고, 99올림픽 떼에는 제주도 성화주자로 성화봉송을 한 바도 있다. 김 씨가 제주에 내려오게 된 것은 해안관광지구 안에 관광호텔을 짓고 제주도 관광발전에 일조를 하겠다는 원대한 뜻이 있어 내려왔다고 자랑했다.
현역 배우시절 친하게 지내던 L씨가 국회 관광분과위원장이여서 그 도움으로 관광진흥자금 30억원을 융자받아 관광호텔을 짓게 되었다고도 자랑했다. 관광진흥자금은 신용으로 대출받게 되므로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지원을 받게 되며, 호텔이 준공되면 이를 해당 은행에 담보제공 하여야만 되는 것이다.
그런데 호텔이 준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은행에 이를 담보제공하지 않고, 다른 은행에 담보 제공하여 자금 융퉁을 받고 있음이 발각되었다. 이것이 관계당국에 알려지면 관광진흥법 위반으로 구속될 수 있는 중대한 잘못을 범한 것이다.
평소 존경하는 김진규 씨가 도대체 왜 그랬는지 이 관광호텔에 대하여 철저히 신용조사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어 등기부등본 등 권리증을 떼어 조사해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관광호텔은 김진규 씨와 그의 동겨녀 〇 여사 두 사람의 공동소유로 등기되어 있었고, 김진규 씨 소유지분은 미국 뉴욕주 거주 S 씨 명의로 소유권이전 가등기되어 있어서 사실상 김진규 씨는 이 부동산 아무 권리도 없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미국거주 S 씨』가 대체 누구인지 조사해 보았더니, 동겨녀 〇 여사의 전남편과의 소생 아들이었다. 결국 김진규 씨는 〇 여사와 동거하는 기둥서방에 불과했고, 〇 여사는 『김진규』라는 명성을 이용하여 관광진흥자금을 융자받아 관광호텔을 지으면서도 철저하게 김진규 씨가 권리주장을 할 수 없게끔 차단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진규라는 유명인을 앞세워서 국회 관광분과위원장을 동원하여 거액의 관광진흥자금을 지원받아 설립한 호텔이었으므로 김진규 씨에게 공로주라도 인정해줄 만한데도 동거는 하면서 한 푼도 안 주려고 가등기까지 한 것을 보면서 험악한 세상인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을 정상화시키지 않으면 당장 구속될 처지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왕년의 유명인사가 말년에 불명예스러운 꼴을 볼 수 없으니 〇 여사가 앞장서서 정상화시키라고 강요하여 정상적으로 일을 바로잡았다. 김진규 씨는 자신의 불찰로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며 몇 번이고 사과했지만, 〇 여사는 일언반구 말이 없었다.
한참 후에 병약해진 김진규 씨가 〇 여사와 헤어지고 원래 가정으로 합치기 위해 상경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자칫 잘못하여 말년에 법적인 책임을 뒤집어 쓸 뻔한 것을 예방해 드려 그 분의 명예를 지켜 드린 것을 보람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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