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수행한 KDI에서 예타조사 전체 보고서 공개할 때까지 기다려야
원희룡 지사 "향후 제2공항 주민 포함한 민관협의기구 구성해 진행" 밝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7일 오전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 따른 의혹이 풀리는가 싶었지만 시간이 더 흘러야 할 전망이다.

현재 제2공항 예정부지 주민들과 제주도내 시민사회단체들은 국토부에서 발표한 제2공항 예타조사 결과에 대해 "사전타당성 보고서 자체가 부실했기 때문에 그에 따라 작성된 예타조사 결과 또한 믿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의혹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제기된 의혹들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비용편익 수치가 너무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사전타당성에서 밝힌 비용편익 B/C 수치는 10.58이었으나 예타조사에선 1.23으로 나왔다. 무려 10배 가량 차이나는 셈이다.

▲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뉴스제주

이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에 원희룡 지사와 동석한 임성수 제주특별자치도 공항확충지원본부장은 "사업비가 8000억 가량 늘어난 부분이 있고, 비용편익 부분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어설픈 답변으로 의혹을 제대로 해소하지 못했다.

이어 임성수 본부장은 "어쨌든 1.0 이상이면 경제성이 타당한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안다"며 무마하려 했다.

예타조사 이전에 사전타당성 보고서가 부실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임 본부장은 "어쨌거나 내년부터 기본계획이 수립될텐데 그 과정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수립된다. 지역에 대한 환경성과 개별법에 의해 법정 계획이 수립되는데, 이 때 상세히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임 본부장은 "예타조사를 수행한 KDI가 홈페이지를 통해 전체 보고서를 공개하게 되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임 본부장의 설명에 따르면, 일단 내년에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한 후에 기본계획이 수립될 때에나 그간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해명이 가능하다는 설명인 셈이다. 즉,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이뤄질 때까지 의혹 규명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 ⓒ뉴스제주

이와 함께 '제2공항 주변지역 발전계획'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과연 제2공항의 '주변지역'이 예정지 5개 마을에 국한되는 것인지, 그 외 지역까지 포함되는 것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이에 대해 제주도정은 "아직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역시 기본계획이 수립될 때 그림이 그려지면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으로 피해갔다.

그러자 원희룡 도지사가 답변에 나섰다.
원 지사는 "이 범위를 정하기 위해선 과업지시서를 내려야 하는데, 과업지시서 마련을 위해서도 가장 먼저 토론해야 할 분야"라며 "당연히 5개 마을이 집중적인 대상임은 분명하고, 다른 지역과 차단해서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부분도 당연하지만 그 외 지역과 연계해 인프라를 구성하는 차원에서도 제주도 전체와 연결될 수밖에 없는 상태이기도 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정도의 차이인데 계획의 밀도에 대해선 자문위 내에서도 이견이 있다. 용역을 발주하기 전에 의견을 좁혀놓고 진행될 것이고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정은 성산읍 지역협의체가 주체가 되는 '민관협의기구' 구성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임성수 본부장은 "성산읍이 14개 마을인데 우선 5개 마을을 우선시하면서, 성산읍 내에서 지역협의체가 구성되면 지역협의체를 대표하는 곳과 중앙부처 관계자 등 약 20여 명 정도로 구성할 계획"이라며 "가능한 빨리 구성해서 모든 논의를 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원희룡 지사는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현실성 있는 대안이 제시되는 과정에서 지역주민들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대야 한다"며 "용역이 진행되는 과정을 지역주민협의체와 끊임없이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열린 구조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 제2공항 내 공항공사 설립 방안이나 주변지역 발전계획이 무산될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 논의하기엔 이르다"며 "경우의 수에 대한 질문엔 대답하기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도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토론회 대상이 되겠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원 지사는 "법률자문 거쳐 해석에 따라서 하겠다"고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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