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호주에서 훈련을 하기는 했지만 불안한 미래를 떠올리며 정상적으로 물살을 가르기란 쉽지 않았다.

박태환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실패로 막을 내리자 그를 둘러싼 여러 이야기들이 흘러 나왔다. 세계 수영계의 빠른 세대교체와 박태환의 나이가 수영 선수로서는 전성기가 지난 20대 후반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며 한 물 갔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이었다.

박태환은 선수 생활 연장을 택했다. 4년 뒤 도쿄올림픽 출전이라는 속내도 살며시 내비쳤다.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던 그의 노력은 기록으로 입증됐다.


지난 10월 제97회 전국체육대회 자유형 400m에서는 3분43초68을 찍었다. 가브리엘 데티(이탈리아)가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동메달을 딸 당시 3분43초49와 큰 차이가 없었다.

비록 정상급 선수들이 빠지기는 했지만 11월에는 제10회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100m·200m·400m·1500m 금메달을 쓸어 담기도 했다.

조금씩 단계를 높여가던 박태환은 마침내 고대했던 세계정상으로 복귀했다. 박태환은 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윈저에서 열린 제13회 FINA 쇼트코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3분34초59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은 25m 레인에서 치르는 대회다. 레인의 길이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의 50m보다 절반이 짧다. 올림픽과 달리 세계적인 스타들이 모두 나서는 것은 아니지만 FINA가 주관하는 세계대회로 인정받는다.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을 끝으로 다사다난 했던 한 해를 마치는 박태환은 내년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롱코스)를 통해 진짜 경쟁자들과 진검승부를 벌이게 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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