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즉각 퇴진, 외침은 멈추지 않는다
박근혜 즉각 퇴진, 외침은 멈추지 않는다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6.12.10 20: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8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수천명 운집... "위대한 승리, 이제 시작이다"
▲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제8차 제주도민 촛불집회가 10일 오후 6시부터 제주시청 일대 대도로변에서 개최됐다. ⓒ뉴스제주

"새의 피를 보면 슬퍼하지만 물고기의 피엔 슬퍼하지 않는다. 목소리 있는 자는 행복하여랴"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를 연출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후속작 <이노센스>에 이런 대사가 등장한다. 길가에 새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과 물고기가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이유를 무엇이라고 설명하기 힘들지만 이상하리만치 물고기보단 새가 피를 흘린 모습에 '측은지심'이 느껴진다. 왜 그럴까. 뒷 문장이 그 이유를 말해준다. 목소리가 있어서다. 인간과 교감할 수 있는 동물에 가깝기 때문이다.

목소리를 가진 자는 그래서 그렇지 않은 자보다 더 위대한 존재다.

자신의 소리를 내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이용해 자신의 목소리인양 외쳐대왔던 그 누구는 어떤 존재였을까. 굳이 되묻지 않아도 안다.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자신의 목소리가 없는 형체가 없는 존재에 지나지 않을터다.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존재는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된다. 하물며 같은 동족인 인간끼리는 더 말해 무엇하리. 300여 명의 목숨이 수장되고 있을 때, 그 안타까움과 절절함에 대한 교감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타인과 어떻게 교감을 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는 '인간'이 아닌 '새'보다도 못한 '비정상적' 존재임에 틀림없다.

그러한 '비정상적인' 존재가 이 나라를 이끌고 있었다는 사실을 목도하고 있자니 참으로 한숨이 절로 나온다. 경악스럽기도 하고 이해할 수 없기도 하다. 어떤 네티즌은 "뉴스를 볼 때마다 암에 걸릴 것 같다"고 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이 사회의 현실을 도저히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의식이 전 국민을 '촛불민심'으로 운집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인지상정 교감이다.

기득권 층이 일반시민을 가리켜 말한 '별 볼일 없는' 시민 한 사람의 목소리가 하나 둘 씩 모여 100만, 200만 명이 됐다. 민심을 거스른 정권은 결국 몰락하기 마련이다. 역사적으로 수없이 되풀이 돼 왔던 이 당연한 사실을 그는 외면했다. 외면하지 않았다면 아예 '역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제8차 제주도민 촛불집회가 10일 오후 6시부터 제주시청 일대 대도로변에서 개최됐다. ⓒ뉴스제주

지난 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연이어 전개된 촛불민심으로 정치적 셈법 계산대만 두드리던 정치계를 움직였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폭력이 없는 시위로 목표를 달성했다는 점이다.

윤용택 제주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이를 두고 "역사상 가장 무능한 2달의 대한민국이었지만,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국민이라는 것을 보여준 사건이기도 하다"고 표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요구하는 제8차 제주도민 촛불집회가 10일 오후 6시부터 제주시청 인근 대도로변에서 개최됐다.

윤용택 교수는 메인무대 단상에 올라 "여러분들을 존경한다. 자랑스럽다"고 했다. 윤 교수는 "무능한 대통령이 이 나라를 망쳤지만 똑똑한 이 나라 국민들은 쓰러진 나라를 바로 세웠다"고 평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교과서적인 당연한 사실도 다시금 상기시켰다. 그것을 "여러분이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교수는 박 대통령에게 즉각 퇴진할 것과 새누리당에겐 해체할 것을 촉구했다. 그게 나라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새누리당은 죽었다"며 해체돼야 하고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야 함을 시인하기도 했다.

▲ 윤용택 제주대학교 교수가 제8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연단에 올라서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외쳤다. ⓒ뉴스제주

그러면서 윤 교수는 야권 정치인들에게 당부의 경고장을 던졌다.

윤 교수는 "제가 30년 전이었을 때다. 민주열사들의 피눈물로 이룬 1987년 민주화항쟁 이후 야권이 분열해 '죽 써서 개 준'적이 있다"며 "2016년 이 촛불시민혁명으로 일궈낸 현장을 똑같이 '죽 써서 개 주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만일 그럴 경우 우리 국민은 촛불이 아니라 짱돌을 들고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9일에 있었던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가결은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두 번째 일어난 일이다. 12년 전, 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될 때가 대한민국 유사 이래 처음있는 일이었다.

당시 헌법재판소가 기각 결정을 내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곧바로 현직에 복귀했지만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는 그 심각성이 전혀 다르다.

▲ 김명현 기자. ⓒ뉴스제주

아직 검찰 조사가 진행 중에 있지만 언론을 통해 드러난 각종 혐의들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앞서 헌법질서를 파괴할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들이어서 노 전 대통령때완 차원을 달리한다.

헌재가 최장 6개월이라는 시간을 들여 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하지만 민심을 고려할 때,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결정할 것으로 짐작된다.

헌재는 최대한 법률에 근거해 판단을 내리겠지만 민심의 무거움을 목도하고 있는 현재, 기각 결정으로 인한 파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 기각 결정이 나고 박 대통령이 현직에 복귀한다면, 그 이후의 대한민국은 상상조차 하기 싫은 상태로 전개될 것이 자명하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 사람은 단 한 명 뿐이다. 

▲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제8차 제주도민 촛불집회가 10일 오후 6시부터 제주시청 일대 대도로변에서 개최됐다. ⓒ뉴스제주
▲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제8차 제주도민 촛불집회가 10일 오후 6시부터 제주시청 일대 대도로변에서 개최됐다. ⓒ뉴스제주
▲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제8차 제주도민 촛불집회가 10일 오후 6시부터 제주시청 일대 대도로변에서 개최됐다. ⓒ뉴스제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