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희룡 제주도지사. ⓒ뉴스제주

최근 대선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같은 당 소속인 바른정당의 유승민 의원에 대해 "박근혜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원희룡 지사는 1일 오전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유력 대권 주자인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에 대해 언급했다.

우선 대선불출마 선언과 관련해 원 지사는 "우선 제가 제주도지사로서 책임을 맡고 있다. 제가 하고자 했던 일이 대부분 정리 단계에 있으면 조금 다를 텐데, 제2공항과 제주 난개발, 중국 투자를 정리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며 불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원 지사는 "제주도는 지금 급속한, 전국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겪으면서 그에 따르는 부작용도 있다. 이를 지속적 성장의 기반으로 다지기 위해서 제가 벌여놓은 일이 많기에, 이것과 대선 출마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느냐에 대해 고민했지만 도저히 무리라고 판단했다"고 피력했다.

이어 "반기문 전 총장의 지지율이 안 올라가고 있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원 지사는 "가장 중요한 건 반 전 총장이 아직 뭘 하겠다는지가 뚜렷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원 지사는 "핵심적인, 자신만의 대통령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그리고 국민의 기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 보다 분명한 제시가 필요하다. 반 전 총장이 뉴욕에서 오셔서 아직 시차적응도 다 안 되셨을 텐데, 약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아직은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더 올라갈 여지가 있다고 본다. 현재까지는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아마 본인도 조금 당혹스럽지 않을까 하는데, 그렇다고 시간이 많이 남은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반 전 총장은 개헌하자고 하는데 유승민 의원은 후보 단일화 하자고 한다. 이게 완전히 반대 방향인 거 같은데 어떻게 보시느냐?"는 물음에 원 지사는 "유승민이든 반기문이든,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 국정을 망쳐놓은 이 전체적인 그늘 속에서 영향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역설했다.

원 지사는 "4년 전 박근혜 대통령을 찍었던 범보수 내지는 중도의 지지자들이 지금은 당당하게 어디 가서 얘기를 못하고 있다. 아까 반기문 전 총장에 대해서 얘기했던 것처럼 과연 무엇을 할 것이고 국민들이 그걸 왜 믿을 수 있고 왜 지지해야 하는지 보다 두드러진 부각 과정이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기문, 유승민 둘 중 누가 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원 지사는 "글쎄. 국민적 지명도나 외교안보에 대한 기대감은 반기문 전 총장이 상당히 많이 안고 출발하고 있는 것 같다. 좋은 여건에서 출발했는데 국민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유승민 후보 같은 경우는 경제 전문가고, 현재 보수 진영 내에선 나름대로 과감한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박근혜의 그늘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 있지 못하고 있다. 본인이 뭐라고 하든 국민이 볼 때 결국은 박근혜에서 갈라져 나온 한 갈래가 아니냐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무엇을 하겠다는 과제가 기존 박근혜의 그늘과 어떻게 단절되는 건지 보다 선명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게 된다면 범보수 중도의 주자들이 정리되는 건, 저는 한두 달이면 충분히 정리된다고 본다. 선결돼야 하는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