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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중앙동장 오순협

 ‘곡돌사신(曲突徙薪)’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다소 생소한 이 사자성어는 2011년 안중근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이유를 한시 형식을 빌려 표현한 친필 기록이 발견되면서 유명해져 여러 곳에서 인용되어져 왔는데, 다사다난했던 병신년을 뒤로하고 정유년 새해를 맞아 위 고사를 되새겨 보도록 하자.
 옛날 길 가던 나그네가 한 집 앞을 지나게 됐는데 그 집의 굴뚝을 보니 굴뚝이 반듯하게 세워 있고 곁에는 땔나무가 잔뜩 쌓여 있어 집주인에게 다가가 굴뚝을 구부리고, 땔나무는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말했지만 집주인은 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집에 큰불이 나 동네 사람들이 힘을 합쳐 집주인을 구해 내었다. 이에 집주인은 이웃들에 대한 감사로 음식과 술을 크게 대접했다. 그때 한 사람이 집주인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때 당신이 그 나그네의 말을 들었더라면 불이 날 일도 없었거니와 이렇게 술과 고기를 낭비할 필요도 없을 것이오. 그 나그네에게는 은택이 가지 못하고 화재를 끈 사람만 상객(上客)이 되었구려.’이처럼‘곡돌사신(曲突徙薪)’은 화근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본래의 뜻 외에 사고예방책을 얘기한 사람은 상을 받지 못하는 세태를 꼬집는 말로도 사용된다.
 지난해 9월 지진문자 사건으로 큰 곤욕을 치른 국민안전처, 그러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국민안전대진단 기간 운영, 안전문화운동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안전사고예방 의식이 생활속에 정착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그 결과 국민안전처가 2일 발표한 안전사고 사망자 통계에 따르면 안전사고에 따른 사망자가 2011년 3만2445명에서 2015년 2만8784명으로 약11% 감소했으며, 안전사고 사망률 또한 약 2.2%p 감소하였다. 물론 이는 나그네처럼 자신의 주변에 관심을 갖고 안전사고예방에 힘쓴 모든 이들 덕에 이루어낸 결과물로 이러한 사실은 널리 널리 알려 서로서로가 칭찬을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누가 상을 주지는 않지만 소중한 생명들이 알음알음 구해지고 있으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이들이여! 나그네가 되어 주변에 관심을 갖고 위험요소를 발견하면 국민안전처에서 제공하는‘안전신문고 앱’으로 신고해 주시라. 자신이 비록 상을 받지는 못하지만 당신의 작은 관심이 타인에게는 생명이라는 상으로 되돌려 주는 것 일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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