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페이스북 통해 "난 안희정의 당당함이 좋다" 밝혀
새누리당 탈당하면서 박근혜와 새누리당 적폐 도려내야 한다고 말했던 분이....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최근 '대연정' 발언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안희정 지사는 지난 2일 "국회 개혁과제에 나선다면 새누리당도 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해 국내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러한 안 지사의 발언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당내는 물론이고 여야 안팎에서 비난과 동조의 목소리가 교차되고 있다.

현재 국정농단 발단의 중심인 새누리당에 대한 적폐청산이 우선 과제인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이 발언이 곱게 들릴 수가 없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대연정 발언은 시기상조"라며 "대연정은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나 이재명 성남시장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반대로 새누리당에선 반겼으며, 바른정당은 "마치 더민주가 정권을 잡은 것 마냥 오만한 발언"이라고 장제원 대변인이 열변을 토해냈다.

▲ 원희룡 지사가 8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연정' 발언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원희룡 지사 페이스북 화면 캡쳐.

허나 원희룡 지사는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안희정이 당당함이 좋다"며 공개적으로 안 지사의 대연정 발언을 지지했다. 자신이 속한 바른정당의 입장과도 정반대로 대치된다.

원 지사는 "진영만을 중심에 놓고 세상을 보고, 벽을 넘어서 연대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그래서 어쩌면 국민이 자신들의 진영이라는 착각속에 살아가는 자들보다 진영을 넘고 벽을 넘어 비로소 큰 국민과 함께 하려는 그의 시도가 아름답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어쩌면 그의 연정 발언에 대한 나의 지지가 그가 속한 진영(?)에서 더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어 그냥 가만히 지켜보려 했지만 나에게도 역시 그가 속한 진영도 대한민국이요, 우리 국민이기에 나도 안희정의 연정 구상 지지를 하는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을 즐겨 사용한 그의 진영에서 비로소 그 주장을 실천하려는 그의 당당함을 응원한다"며 "이제 대한민국은 함께하지 않으면 더 멀리 더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원 지사의 발언은 그 자체로 이해가 되고 일리있는 듯해 보이지만, 과거 원 지사는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적폐를 도려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 바 있다. 과연 원 지사도 대연정을 위해 자신이 탈당한 새누리당과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대연정 지지 발언에 앞서 원 지사는 지난 1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선 오히려 유승민 의원을 향해 "박근혜의 그늘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당시 원 지사는 "박근혜의 그늘과 어떻게 단절되는건지 보다 선명한 정리가 필요하다"며 "본인이 뭐라하든 박근혜로부터 갈라져 나온 한 갈래이기 때문에 그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었다.

지난 1월 4일 새누리당을 탈당하면서도 원 지사는 "대통령과 소수 패권 세력에 예속되는 정치와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고 했었고, 탈당하기 전 지난해 11월에도 "박정희 시대부터 이어져왔던 부패와 작별을 고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 바 있다.

국정농단의 주범인 박근혜 세력을 뿌리뽑아야 한다고 했었던 그가 이제와서 새누리당과도 연정할 수 있다는 발언을 대체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건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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