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서둘러 폐쇄할 의사가 없다"고만할 뿐 폐쇄 철회에 따른 공식입장 내놓진 않아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항공의 제주예약센터 폐쇄 방침을 놓고 "현행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오래지 않은 시일 내에 폐쇄 조치가 이뤄질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제주도정은 8일 "문제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며 "제주항공 측에 제주예약센터 폐쇄조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현행대로 운영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제주항공은 잦은 이직 및 정원 충원 곤란 등 도내 인력 수급의 어려움을 이유로 오는 3월부터 서울예약센터와 통합해 운영할 의사를 밝혔다. 이에 제주지역 콜센터 직원 52명에게 서울센터로의 이전 혹은 권고사직을 통보했다.

52명의 근무자 중 대부분이 제주출신들이어서 서울 이전이 쉽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제주항공 측에선 제주도내 KT 콜센터로의 이직을 알선해주거나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했지만 근무자들에겐 탐탁지 않은 조건일 뿐인 상태다.

▲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항공의 제주지역 콜센터를 현행대로 유지시켜 내겠다고 밝혔으나, 제주항공 측은 이에 대한 명확한 확답을 아직 내놓고 있지 않다. ⓒ뉴스제주

제주도정도 이 부분에 대해선 "와 닿지 않는 조건"이라고 지적했다.

제주항공은 지난 2005년에 제주도정의 25% 지분을 안고 출범한 도민항공사다. 그 때문에 출범 당시에도 제주도정과 협약서를 통해 제주도민 채용을 보장해왔다.

도 관계자는 "제주의 브랜드 가치를 담은 '도민항공사'라는 기업 이미지를 위해서도 현행 존치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이미 수차례 제주항공 경영진과 연락을 취하며 제주예약센터의 서울 이전 방침을 철회하고 현행대로 존치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제주항공은 지난 7일 "제주예약센터를 서둘러 폐쇄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구두로 제주도정에 전달했다.

허나 어디까지나 구두 전달이었을 뿐, 폐쇄 철회를 확답받은 상태는 아니다. 아직까지 콜센터 직원들의 권고사직을 철회하고 예약센터 폐쇄에 대한 공식문서 등을 제주도정에 전달하겠다는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다.

게다가 제주항공 측이 '서둘러'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보아, 지금 당장은 폐쇄할 것은 아니지만 멀지 않은 시일 내에 폐쇄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제주도정은 "제주항공에 순차적 폐쇄를 도입하더라도 직원들의 위로금 제공과 이직 알선 등을 통해 고용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지 않은 방안을 마련하고, 직원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통해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를 보면 제주도정 역시 제주항공 측이 멀지 않은 시기에 제주콜센터를 폐쇄하리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제주도정은 "앞으로 도에서는 실직위기의 제주예약센터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근무 지원과 도민 일자리 확보를 위해 제주예약센터의 현행 유지를 위한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만 밝혀 둔 상태다.

하지만 제주항공의 제주콜센터 폐쇄 철회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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