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00만명 크루즈 관광객 유치 장밋빛 전망에도 상인들은 '울상

▲ 제주를 찾는 크루즈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미비해 소상공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뉴스제주

제주를 찾는 크루즈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미비해 소상공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어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 크루즈 시장은 연평균 7% 가량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국내의 경우 제주를 비롯해 부산과 인천, 여수, 울산, 속초가 크루즈 기항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특히 국내 크루즈 시장의 65%를 담당하고 있는 제주도는 크루즈 선사들로부터 기항요구를 전부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제주도정은 올해 700회 입항에 150만 명의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이를 통한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7500억 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에는 850회 입항을 통해 200만 명의 크루즈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폭발적인 성장과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도내 크루즈산업이 제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미비한 수준이라는게 지역 상인들의 목소리다. 한 상인은 "크루즈를 통해 입도한 관광객들이 재래시장 또는 상가가 아닌 면세점 위주의 쇼핑에만 치우쳐 대기업의 배반 불리고 있다"며 불만을 토해냈다.

제주도정은 지역상인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9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1청사 4층 한라홀에서 전문가, 지역상권, 협의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크루즈 관광 질적 성장을 위한 협의회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전성태 행정부지사를 비롯해 김창선 해양수산국장, 이기우 해양산업과장, 서귀포시 정윤창 관광진흥산업과장, 소상공인 및 관광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 제주도정은 지역상인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9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1청사 4층 한라홀에서 전문가, 지역상권, 협의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크루즈 관광 질적 성장을 위한 협의회 회의'를 열었다. ⓒ뉴스제주

회의에 앞서 전성태 부지사는 "올해 제주를 방문한 크루즈 관광객은 12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른 경제적 혜택이 일부 특정 업체만 가고 있고, 제주도 전체 경제 활성화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전 부지사는 "크루즈 관광객들의 체류시간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 출입국 수속하는데 한 2~3시간, 실제 관광시간은 5시간 내외에 불과하다. 이 짧은 시간 안에 이들이 제대로 소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지역상권을 어떻게 활성화 시킬 수 있는지, 면세점 위주의 쇼핑을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제주도 전체에 이익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크루즈산업협회 관계자는 "지금은 누가 뭐라해도 '해양의 시대'다. 중국도 해양을 통해 유럽까지 나아가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제주도산업 중 유일하게 세계 1위를 할 수 있는 산업이 크루즈 산업"이라며 "일본의 경우 아베 총리가 직접 나서서 크루즈 관광객 500만 유치를 내걸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해결해야할 당면과제는 크루즈 관광객을 개별관광객으로 전환시키고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제주동문시장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들이 소비를 하려고 해도 환전할 수 있는 곳이 없고, 버스 한 대가 대기할 수 있는 공간도 없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이에 따른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관광업계 관계자는 "제주는 크루즈 관광객의 평균 소비율이 전국에 비해 매우 낮다. 전년 대비 소비율도 크게 감소했다. 저가 크루즈패키지에서 탈피해 유료관광지를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패키지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폭발적인 성장과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도내 크루즈산업이 제주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미비한 수준이라는게 지역 상인들의 목소리다. 한 상인은 "크루즈를 통해 입도한 관광객들이 재래시장 또는 상가가 아닌 면세점 위주의 쇼핑에만 치우쳐 대기업의 배반 불리고 있다"며 불만을 토해냈다. ⓒ뉴스제주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는 "올해 7월 1일부터 강정에 크루즈가 입항할 예정이다. 하지만 인프라가 서귀포에 갖춰지지 않는다면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해결하고 더불어 계층별로 맞춤형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바오젠거리 상인회장은 "45억원을 들여 바오젠거리를 조성했지만 제주도정 어느 한 부서에서도 이곳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 지 모르고 있다. 신제주 상인들에게 크루즈 입항에 대한 정보를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크루즈가 다녀갔는지, 언제 오는지 알 수가 없다. 대기업에서만 모든 소득을 다 갖고 가고 있다. 앞으로 저희들이 숨 쉬고 살 수 있는 정책을 펼쳐 달라. 저희도 도울 부분이 있으면 돕도록 하겠다. 소상공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동문재래시장상인회장은 "저희는 크루즈 관광객을 표적으로 3억 여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교통편의시설과 마케팅, 고객편의시설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통합결제시스템의 경우 전 상인들에게 기기를 보급하고 있어 이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제주동문시장과 서귀포매일올레시장은 전국 어디를 내놓아도 뒤 떨어지지 않는다. 그만큼 경제적 투자의 가치가 있다. 제주도에서 정말 흡입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개발을 해달라. 지역민들의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에 제주도 관계자는 "크루즈 관광객 증가로 인한 경제적 혜택이 실질적으로 도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겠다. 아울러 크루즈산업 육성과 저가 관광개선 등을 도모하고, 회의를 통해 나온 대안들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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