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 "지사가 직접 나서 애경그룹 회장과 만나야 할 것" 촉구

제주항공의 제주예약센터(콜센터) 폐쇄 결정을 두고 제주도의원들이 "일개 차장의 답변에 놀아난 꼴"이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는 10일 제주특별자치도 임성수 공항확충지원본부장을 출석시켜 이 문제에 대한 특별 업무보고를 받았다. 당초 제주항공 제주본부장에게도 출석할 것을 요청했으나 일정 상의 이유를 들어 참석하지 않았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지난 9일 제주항공 제주예약센터 폐쇄를 결정한 사항을 두고 제주특별자치도 임성수 공항확충지원본부장을 출석시켜 10일 특별 업무보고를 받았다. ⓒ뉴스제주

홍기철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임성수 본부장에게 "콜센터 폐쇄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답변한 제주항공 관계자가 누구냐"고 따져 물었다.

임성수 본부장이 "제주항공의 이사급"이라고 답하며 신분 노출을 꺼려하자, 하민철 위원장(바른정당)은 "공개 못하는 이유가 뭐냐. 본부장에게도 출석요구를 했는데 그 자리가 그렇게 높으냐"며 "분명 어제도 폐쇄가 아니라고 약속했다는데 결국 거짓말 한 게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호된 질책에 임 본부장이 제주항공의 K 차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사급'이라고 말한 답변과 달랐다.

이에 홍 의원이 "이사에게서 들었다면서 이 문제가 차장에게 듣고 결정될 수 있는 문제냐"고 질타하자, 임 본부장은 "제주항공의 서울 홍보실장에게 오더를 받아서 차장이 입장을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말을 들은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분노를 표출했다.

김 의원은 "제주항공이 임 본부장에겐 폐쇄를 안 하겠다고 뻥 쳐놓고선 뒤에선 다 진행한 것이 아니냐. 본사의 실장이나 차장 따위와 협의하는 것 자체가 잘못됐다. 본사 임원과 대화해야 할 문제지 일개 지점의 차장 따위와 얘기해 놓고서 존치하겠다고 대답하면 의회 전체가 병신이 된 거 아니냐"고 일갈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건 제주항공 일개 차장한테 능욕당한거다. 그렇지 않느냐"며 "일개 차장 말 한디로 우스운 꼴이 된 거다. 실장 말을 들은 차장의 보고를 그대로 믿은 도정과 의회는 뭐가 되느냐"고 힐난했다.

임 본부장이 "그 사람(차장)이 결정한 게 아니라 위에서 결정된 것을 차장이 알려준 것"이라고 해명에 나섰으나, 김 의원은 "차장 말 듣고 위에서 결정했다는 것을 어떻게 확인하나. 차장 말만 듣고 믿은 것이 아니냐"며 "차장 말 한마디에 다 놀아난 셈"이라고 분노했다.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도의원들. 왼쪽부터 하민철 위원장, 고정식, 강연호, 김경학, 안창남, 홍기철 의원. ⓒ뉴스제주

이와 함께 홍 의원은 "어제 제주도정이 강력히 존치를 요청하겠다고 발표할 때 이미 제주항공은 콜센터 폐쇄를 결정한 상황이다. 이미 다 끝난 일 가지고 강력히 요청하면 뭘 하겠느냐. 그런 말은 아무나 하겠다"고 비난했다.

임 본부장은 "빨리 진행되다 보니 (위탁업체에)전달되는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며 "어제도 제주항공 측에선 폐쇄가 결정된 것이 아니라고 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그러자 안창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메타넷MCC가 벌써 콜센터 직원들과 협의를 마쳤다는데, 위에서 어떤 지시없이 위탁업체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냐. 이건 위에서 강력한 지시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며 "위 아래 연락체계에서 혼선이 있었다고 답변해서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고정식 의원(바른정당)은 "이 문제를 차장이나 실장, 임원들과 얘길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며 "원희룡 지사가 적극 나서서 애경그룹 회장과 담판 짓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되는 문제"라고 말하면서 도지사의 즉각적인 결단을 요구했다.

안창남 의원도 원희룡 지사가 직접 나서야 할 것을 주문했다.

안 의원은 "제주항공이 출범할 때 제주도가 항공사업 면허나 노선 확보, 슬롯 등을 다 협조해 준 거 아니냐. 제주도에서 개입하니까 수월하게 사업을 벌일 수 있었던 거다. 그래서 서비스 종사자의 70% 이상을 제주도민으로 채용하기로 했던 것"이라며 "그런 제주항공이 이렇게 나와서야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본부장이 임원들과 대화할 것이 아니라 도지사가 나서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연호 의원(바른정당)도 원 지사가 하루빨리 직접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홍기철 의원도 같은 사항을 주문하면서 "만일 콜센터가 폐쇄되면 제주도정은 '제주' 브랜드를 가져와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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