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산업 취약한 제주도, 중소기업은 누가 키우나
2차산업 취약한 제주도, 중소기업은 누가 키우나
  • 김명현 기자
  • 승인 2017.02.12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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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대기업이 맡는 도내 대규모 개발사업, 道중소기업들 설 자리 없어

제주도는 전통적으로 2차 산업 분야의 불모지라 불리 운다. 섬이라는 지역적 한계도 이유 중 하나가 된다.

설비에 필요한 각종 자재를 들이거나 납품하는 과정에서 물류비용 부담이 크기에 육지 기업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제주도정은 도내 중소기업들의 판로 확대 지원을 위해 물류비용을 지원해주는 등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그것만으로 중소기업이 성장하기엔 여실히 부족하다.

최근 제주는 유례없는 건설경기 호황을 맞고 있다. 몇 만㎡에 이르는 대규모 관광개발뿐만 아니라 여러 주택 공사와 부동산 폭등에 기인한 각종 개발 사업들이 잇따르고 있다. 제주도정 혹은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들 중엔 공사비만 몇 천억 원에 이르는 것도 있다.

건설경기는 호황이지만 도내 제조업체에겐 ‘그림의 떡’일 뿐 여전히 불황이다.

공공기관에서 주도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도내 제조 기업들도 일정 부분 일익을 담당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지만 여건이 호락호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정에선 대부분의 개발사업에서 턴키(turnkey) 입찰 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한다. 공사에 소요되는 자재에 따라 다양한 업체를 선정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상당히 복잡하기 때문이다.

턴키 입찰제도로 사업자를 선정하면 건설업체가 알아서 기기조달과 시운전 등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모두 책임지기 때문에 책임소재가 일원화된다는 큰 장점이 있어 행정 입장에선 상당히 편리하다. 이른바 일괄입찰, 일괄수주계약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대기업들이 공사설계 단계에서부터 협력사의 물품을 지정, 설계에 반영하기 때문에 도내 제조업체들은 끼어들 여지가 없어진다. 결국 도내 기업에는 아무런 혜택이 없는 셈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제주도정은 대기업과 도내 기업이 구성한 컨소시엄을 통해 공사를 발주하고 있지만 도내 건설업체에만 그 혜택이 집중적으로 주어진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간단하다.
공사용 관급자재에 대해 분리발주 하는 것을 '의무화'하면 된다. 그리고 그 관급자재로 도내 제품이 쓰일 수 있게 행정이 움직이면 된다.

▲ 제주특별자치도청. ⓒ뉴스제주

# 제주도정, 공사용 자재 분리발주 강력히 시행할 것 '강조'

제주도정도 이 문제를 아주 잘 알고 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제주도정은 공사 발주 시 관급자재부터 분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리고 도내기업에 도움이 될수있게끔 지역제품을 우선 구매하라는 사항을 각 부서에 하달했다.

제주에는 5곳의 중소기업에서 콘크리트나 배전반, 태양광 발전장치, 감시제어시스템 등 7개의 기술개발제품 군을 생산해 내고 있다. 이들 제품들은 조달청에 의해 우수조달제품 등으로 인정받았기 때문에 금액제한 없이 행정과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법적 보호를 받고 있다.

이러한 도내 중소기업들의 기술개발제품들이 공사에 직접 투입된다면 제주지역의 2차산업이 성장할 기회가 된다.

이와 함께 제주도정은 기술개발제품의 공공구매 확대를 위해 수의계약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민간주도의 대규모 사업에도 기술개발제품을 적극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한 이러한 대규모 개발사업의 승인 및 인·허가 시에 지역제품 구매조건을 부여해 도내 중소기업 육성에 나설 방침도 세웠다. 이와 관련 법적 뒷받침을 위해 제주도정은 '지역건설사업 활성화 촉진에 관한 조례' 개정에도 나선다. 지역제품과 장비, 인력에 대한 사용권장 조항을 신설해 계획에 있다.

이 밖에도 도내 업체가 도외 업체의 하청업체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물류비 등 지리적 여건을 반영한 지역제한입찰 적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담당 공직자들이 적극적으로 수의계약을 진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매분기 실적을 파악한 뒤 우수부서를 포상하고, 진행과정에서 발생하는 행정문제에 대해선 면책제도를 적극 활용키로 했다.

# 제주도내 각 부서 간 적극 협력 다져

이러한 조치들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선 각 부서 담당 공직자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월 중에 착공이 이뤄질 것이라는 ‘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조성사업만 하더라도 사업비가 2000억 원이 넘는 대형 공공사업이다. 이 또한 턴키방식 입찰로 진행됐고 설계가 완료 된 상황이지만, 환경보전국(국장 김양보)에서는 이제라도 도내 기술개발제품의 공공구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움직여 분리발주 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제주도정은 소각장 시설을 유치할 때 동복리와 북촌리에 가구당 태양광발전시설을 지원키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 부분에서도 향후에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시설 사업이 추진될 때 도내 기술개발제품 구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도 전했다.

제주도 투자유치과에서는 “인허가 부서로서 사업시행 승인조건에 도내 기술개발제품에 대한 구매 협조 요청을 반영토록 하겠다”며 “도내 생산자재에 대해서도 우선 구매토록 승인조건을 부여하고 있어 개발사업 시행자에게 이를 통보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애월 LNG인수기지 개발사업이나 LNG 가스공급 배관사업은 도내 면허업체가 없어 공동도급은 불가능한 상태에 있지만, 토목 공사 분야에선 도내 업체 참여를 권장키로 하고, 향후 시공업체 선정 시에 도내 기술개발제품 현황을 사업자에게 제공해 제품 구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도 한 상태다.

이 외에도 도시건설과나 미래에너지과, 전략사업추진단에서도 도내 기술개발제품 사용을 권고해 나갈 방침을 피력했다.

道 총무과는 “관급자재인 경우, 공사용 자재는 분리발주 할 수 있다”며 “지역제한 입찰 적용 확대는 행자부장관 협의사항이기도 해서 도내 여건과 특성에 맞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설계 단계에서 제품 반영이 구매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설계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각 부서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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