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형성율이 100%인 농장에서도 구제역이 발생하는 등 물백신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정부가 그동안 소 구제역 백신에 대한 효능검증을 외면해 논란을 키우고 효과적인 방역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보은의 6번째 구제역 발생 소 농장의 항체검사결과 구제역 증상이 나타나는 증상축의 A형 항체가 100% 형성됐다. 동거축을 포함하면 87%다.

위성곤 의원은 "이 농장의 소들은 O형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O형 항체는 백신 접종이 아닌 감염에 의해서도 형성될 수 있지만 A형 항체는 백신 접종 외에 원인을 설명하기 어렵고 특히 구제역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백신을 맞고도 감염됐다고 해석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10일 보은군에서 구제역 의심 증상에 따라 소를 살 처분한 농장에서도 항체형성율이 100%로 조사됐다. 다만 이 농장은 시료 미확보로 구제역 확진여부를 판정하지 못했다.

그런데 항체형성 유무는 백신의 효능을 직접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다. 구제역 백신을 접종하면 여러 종류의 항체가 만들어지는데 이 가운데 구제역 바이러스를 막는 항체는 중화항체가 유일하기 때문에 이를 기초로 백신의 효능을 판단한다.

이에 구제역 백신의 제품을 허가 받기 위한 효능입증자료는 제조사가 제출하는 중화항체 실험결과를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판매 전에 받는 '국가출하승인검정'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소를 대상으로 하는 O+A형 백신은 현재 긴급 백신용으로 허가 없이 유통되고 있다. 허가가 없는 상황이므로 국가출하승인검정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소에 대한 중화항체 등의 백신 효력은 검증되지 않았다.

긴급백신의 경우는 도입 후의 사후 평가를 통해서라도 효능검정이 이뤄져야 하지만 소에 대한 백신은 이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사후 평가는 백신을 접종한 후 바이러스를 감염시켜 구제역 증상 등을 보는 방어능 실험과 중화항체의 형성 및 지속기간 등을 보는 현장적용실험으로 이뤄진다.

현재 돼지에 대한 O형 백신들은 방어능 실험과 현장적용실험이 실시됐지만 소에 대한 O+A형 백신은 두 실험 모두 실시되지 않았다.

특히 현재까지 백신 방어능 실험을 위한 동물실험마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안양에 있을 때는 소를 실험하기에 실험실 공간이 협소했고 김천으로 이전한 후에는 당초 작년 4월 예정이었던 실험실 인증이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2015년 긴급백신으로 사용했던 O3039 포함 3가 백신에 대해서만 한차례 현장적용실험을 실시됐다. 그 결과를 보면 백신 접종 후 12주가 되면 일반항체 형성율은 100%이지만 중화항체가 양성율은 33~53%에 그쳤다.

이에 대해 위 의원은 "소 구제역 긴급백신에 대한 정확한 검증 필요성을 확인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외면해왔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더욱이 정부는 현재 구제역 항체 형성율에 대한 예찰만 하고 중화항체 형성율에 대한 예찰은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 의원은 "단기적으로는 소에 대한 중화항체 모니터링, 장기적으로는 소 백신에 대한 방어능 및 현장적용 실험 등을 통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백신정책을 수립·시행해야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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