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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손정빈 기자 = 26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시상식 역사상 최악의 실수가 발생했다. 최고상인 작품상 수상작이 번복된 것이다.
작품상 시상자로 나선 원로배우 워런 비티와 페이 두너웨이는 올해 오스카 최고상을 받을 작품으로 '라라랜드'를 호명했지만, 이는 실수였다. 두 사람에게는 작품상이 아닌 여우주연상 수상자('라라랜드' 에마 스톤)가 적힌 봉투가 전달됐고, 발표 전 잠시 머뭇거린 이들은 '라라랜드'를 외치고 만 것. 그러나 '라라랜드' 제작진이 수상 소감을 말하던 중 수상작이 번복됐다. '배달 사고'가 발생했고, '진짜' 작품상은 배리 젱킨스 감독의 '문라이트'라는 게 주최측의 설명이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LA타임즈에 따르면, 오스카 수상자 명단이 적힌 봉투는 두 세트가 만들어진다. 이 봉투는 특수제작된 서류 가방에 담겨 각각 무대 양쪽에 비치되고, 시상자는 두 곳 중 한 곳에서 봉투를 받아 무대에 오른다. 시상이 시작되면 사용되지 않은 봉투는 산업 문서를 파기하는 전문 회사에서 곧바로 파쇄하게 돼 있다.
작품상 수상 전 발표된 부문은 여우주연상이었다. 그러니까 비티와 두너웨이는 여우주연상 시상자인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나온 곳 반대편에서 등장했고, 그곳에서 파기를 기다리던 또 다른 여우주연상 봉투가 주최측의 실수로 비티와 두너웨이에게 전달된 것이다.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에마 스톤은 시상 후 인터뷰에서 "'라라랜드'가 작품상으로 발표될 당시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적힌 카드를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스톤의 발언 이후 봉투가 실수로 세 개가 만들어진 게 아니냐는 현지 언론의 지적이 있었으나 LA타임즈에 따르면, 아카데미는 회원 투표 집계를 두 개의 회계회사에 맡겨 각각 하나씩 수상자(작) 봉투를 만들기 때문에 봉투가 하나 더 만들어졌을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