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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읍사무소 김정민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모르나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불법 쓰레기와의 전쟁이 그것이다. 제주시 뿐 만 아니라 작년 신문기사를 보면 9월 금천구와 11월 평택시 그리고 올해는 2월 오산시와 구로구가 불법쓰레기는 치우지 않겠다는 행정당국과 냄새나는 집 앞 쓰레기를 치워달라는 시민들과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작년 한림읍에서는 129건의 불법쓰레기를 적발하여 31,850천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과태료 부과대상자를 살펴보면 남자 81명(63%), 여자 48명(37%)이고 그 중 60세 이상이 64명(50%)에 달한다. 결과를 놓고 보면 60세이상 남자들이 불법쓰레기를 많이 버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대부분 가정에서 주부들이 쓰레기를 정리하고 배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엉뚱한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나이 드신 어머니를 대신하여 아들이 납부하겠다고 읍사무소를 찾아오는 걸 보면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겠다.

 

쓰레기 종량제 봉투 사용이 시작된 지 20여년이 지난 이때에 불법쓰레기 과태료 부과대상자가 60세 이상인 점을 본다면 종량제봉투를 쓰기 시작한 40대를 대상으로 한 쓰레기 교육과 홍보가 부족했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종량제봉투 사용은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다. TV에서 쓰레기봉투 사용을 광고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쓰레기봉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은 부모들이 이웃들이 마트에서 하얀색 종량제 쓰레기봉투를 사서 쓰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는 생활쓰레기 요일별 배출제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자 시범운영 중에 있다. 혹자는 행정 편의적 발상이고 책임을 시민들에게 전가한다고 말한다. 심지어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앞으로 백년이 지나도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까지 말한다.

 

우리 부모 세대들이 종량제봉투 사용법을 몰라서 과태료를 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백세 시대를 맞이한 우리가 살아가야 할 깨끗한 제주도. 자식 세대들이 살아가야 할 백년 후의 아름다운 제주도를 생각한다면 쓰레기 문제에 대한 고민과 해결은 30, 40대 부모들의 책임이고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쓰레기 냄새를 맡고 싶지 않은데 내 자식들에게 불법 쓰레기를 남겨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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