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2018∼2022년 국방 중기계획에 반영... 제주에 부대창설 계획 밝혀

당장은 아니지만 결국 머지않은 시일에 이르면 제주도에 공군기지 혹은 남부탐색구조부대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딘 헤스 미 공군 대령 기념비 제막식'이 9일 제주항공우주박물관에서 개최됐는데, 이 자리에 공군 관계자들이 참석해 기자들로부터 남부탐색구조부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은 "제주도민들이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관련 기관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논의해 나가면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제2공항 예정부지. 국토부와 제주도정은 제2공항에 군사기지가 들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국방부는 제2공항도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의 후보지로 염두에 두고 있다. ⓒ뉴스제주

이어 이성용 공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소장)은 "지난 1997년 국방 중기계획에 반영돼 계속 순연돼 왔고 2021년에 시작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며 내년에 용역을 발주해 타당성을 검토할 것임을 밝혔다.

이성용 소장은 "그간 구조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알뜨르 비행장을 비상 착륙기지로 이용해 왔는데 가급적이면 동선이 짧은 제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에서 제주를 대상지로 선택한 것으로 안다"며 "아직 구체적인 대상지를 검토하거나 못 박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내년 용역 결과에 따라 남부탐색구조부대의 위치를 정하게 될 것이라는 예고다.

이 결정과 관련해 제주도정과 사전에 어떤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 소장은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이 소장은 "공식적인 협의도 없었는데 이제는 협의를 해야 한다"며 "공군이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어서 국토부와 기재부, 특히 제주도와 협의가 중요하다는 걸 안다. 충분한 설명을 통해서 공감대를 형성한 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제주도정은 제2공항에 군사시설을 들일 수 없음을 공식적으로 밝혀 둔 상태다.

이에 대해 이 소장은 "부대 규모가 구체화되진 않았지만 수송기 3∼4대와 헬기 3∼4대, 200∼300명의 인력 정도 소규모로 운용할 생각"이라며 "이미 운용 중인 공항과 같이 연계해서 한다면 주기 공간, 운영장비, 정비시설 등만 갖춰지면 임무 수행이 가능할 것 같다"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제2공항에 들어서진 않을 것이다"라는 말이 없었음을 보면 제2공항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공군이 남부탐색구조부대 창설 예정지 중 한 곳인 알뜨르 비행장. ⓒ뉴스제주

이 소장은 "주 업무가 구조업무이기 때문에 대민 지원과 관련된 부분이기도 해서 군사기지화로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현재도 제주공항을 이용해 수송기가 오가는데 그보다 조금 더 큰 수준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제주도정과 국토부가 제2공항을 '순수 민간공항'이라고 명시한 만큼, 큰 이변이 없다면 알뜨르 비행장에 남부탐색구조부대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이나, 정부의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면 제2공항에 들어설 것을 국방부가 국토부에 의뢰할 수도 있다.

이미 김방훈 부지사도 이에 대해선 "앞으로 정부 부처간 협의가 어떻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고도 했다. 제2공항이 국토부 관할 업무이므로 국방부가 국토부만 설득하면 제2공항이 군사기지로 쓰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제2공항이든 알뜨르 비행장이든 전투기가 배치되기 시작하면 제주도에 공군기지가 창설됨은 명백해진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이 소장은 "전투기 배치는 없다"며 "2009년도에 합의한 내용에도 명확히 문서에 기재돼 있다. 인도적 재난재해 구호활동에 대한 책무를 다하기 위한 부대가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국방부는 '공군기지'가 아니라 '남부탐색구조부대'라 했지만, 수송기와 헬기 등이 배치되기 시작하면 머지않아 군사기지화 될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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