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의존했던 크루즈 관광, 타개책은 시장다변화 뿐

제주도의 크루즈 관광시장이 큰 위기에 봉착했다.

제주항을 기항으로 하는 크루즈 선석의 95% 가량이 중국에서 오고 있어서다. 중국은 최근 한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사드) 배치를 결정한 데 따른 반발로 한국으로의 관광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나섰다.

특히 중국에서 출발하는 모든 크루즈 선박을 한국에 기항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내렸고, 이를 어긴 여행사에겐 제재조치를 가하겠다는 발표를 하면서 지난 16일부터 제주항엔 크루즈의 자취가 사라졌다.

이러한 중국의 보복조치는 지난해 말부터 한류스타들의 자국내 활동을 제한시키는 '한한령'이 내려지면서부터 조짐을 보였다. 급기야 올해 2월 말에 단교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자국민들의 관광을 제한시켰다.

   
▲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된 '씨트레이드 크루즈 글로벌(Seatrade Cruise Global)' 행사에 제주도 대표단이 파견돼 제주 크루즈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한 홍보 마케팅을 펼쳤다. ⓒ뉴스제주

제주특별자치도는 이러한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 조치로 크루즈 산업이 최대 위기를 맞게 되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갔다.

제주도 해양산업과와 제주관광공사, 제주크루즈산업협회의 핵심 관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이 지난 12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크루즈 전문 박람회인 '씨트레이드 크루즈 글로벌(Seatrade Cruise Global)' 행사에 파견됐다.

이들은 이곳에서 크루즈 관광시장의 다변화를 꾀하고자 월드 크루즈 선사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세일즈와 신규 크루즈 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우선 시장다변화를 위해 로얄캐리비안 인터내셔널, 셀레브리티 크루즈, 아즈마라 크루즈 등 월드와이드 크루즈를 운영하는 로얄캐리비언 총괄사장 마이클 배일리((Michael Bayley)를 비롯한 임원진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기우 道해양산업과 과장은 "간담회에서 중국발 크루즈의 조속한 회복과 셀레브리티 밀레니엄 등 월드와이드 크루즈의 제주 추가 기항을 적극 고려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 냈다"고 밝혔다.

또한 월드크루즈 암스테르담호(6만 2000톤)와 볼렌담호(6만 906톤)를 운영하는 월드와이드 전문 크루즈사인 홀랜드아메리카 부사장과도 미팅이 성사됐다.

이곳과는 월드와이드크루즈의 제주기항 확대와 관광객 만족도 제고 등 상호 협력관계 유지를 위한 업무협약(MOU) 추진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이미 판매된 상품 외의 크루즈 기항지에 제주를 추가하는 것을 적극 검토키로 했다.

   
▲ 제주항에 입항했던 크루즈 선박. ⓒ뉴스제주

특히, 그간 중국 시장에 의존하면서 상대적으로 신경쓰지 않았던 대만과 일본 크루즈의 신규시장 개척을 위한 미팅도 추진됐다.

대만항만공사(총괄부사장 첸샤요리앙)는 대만을 출발해 아시아 지역에 기항하는 크루즈를 제주에도 기항하는 것으로 확대하고 여행사와의 연계상품 개발 등을 위해 향후에 지속적인 논의를 하면서 협력키로 했다.

또한 일본을 모항으로 부산 및 동남아 지역 크루즈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프린세스 크루즈와도 향후 판매 예정인 크루즈 상품에 제주기항 추가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동 마케팅과 인센티브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모객을 강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이기우 과장은 "앞으로 제주관광공사와 제주크루즈산업협회 등의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제주 크루즈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장 다변화를 위해 해외 크루즈 시장 개척단을 구성, 4월 중에 일본과 대만, 홍콩 및 동남아 지역 등 모항 중심의 신규 크루즈 시장에 대한 개척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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