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보수 담당직원들의 하루

생텍쥐베리의 어린왕자에서 “지구는 전기가 발명되기 전까지는 여섯 대륙을 통틀어 46만 2천 5백 11명이나 되는 가로등 켜는 사람을 두어야 했다”라는 대목이 나온다.

그 당시의 가로등은 현재와 같은 형태의 가로등이 아니고 가스등을 거리에 배치한 것이었는데, 요즘처럼 전자제어식 가로등이 아니었기 때문에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켜고 꺼야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때 당시에는 시간이 되면 긴 죽마를 타고 가스등을 켜고 끄는 전문직업이 있었다.

시대가 변하고 기술이 발전하여 그 시절의 죽마는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여전히 도로교통의 안전과 보안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고를 하시는 분들이 있다.

바로 가로등 보수 담당직원 분들이다. 이들은 서귀포시 동지역인 효돈동에서 예래동까지 시설되어 있는 가로등 9,066개소를 관리하고 있다. 추위가 한층 깊어지는 겨울, 그들과 하루를 동행해 보았다.

서귀포시 가로등 보수 담당부서인 건설교통과로 접수되는 가로등 보수 민원은 하루 평균 10건을 넘나들어, 2009년 11월말까지 2,155건의 고장 가로등을 수리 하였다.

접수되는 민원은 가로등 소등이나 고장 해결에서부터 사고발생 가능성이 높은 가로등 복구까지 다양하다. 가로등에 부착된 표지판에는 도로명과 가로등 번호가 기재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위치를 파악하여 보수에 들어간다.

시청 주차장에는 그 시절의 죽마 대신에 감귤색의 가로등 보수 차량이 세워져 있다.

매일 아침이면 가로등 지도와 수신기 등 보수에 필요한 장비들을 갖추고 한 눈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샛노란 보수차량에 오른다. 오늘 가로등 보수 지역은 중문동, 예래동, 영천동 세 곳에 이르는 지역이다.

동행을 해 보니 여러 가지 애로사항이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보수 차량이 접근하기 힘들 정도로 협소한 골목도 있고, 정확하지 않은 신고로 위치 파악이 힘든 경우도 있다. 단순 고장인 것처럼 보이지만 원인은 참 가지각색이라 접근 방법도 다양하다.

기상악화로 보수여건이 열악할 때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애로사항에도 불구하고 주민생활의 편의 도모를 위해 사계절 가로등 유지 보수 사업을 진행 중에 있고, 그 결과로 각종 교통사고 위험 감소, 치안유지, 야간 관광 활성화 등 여러 방면에 도움을 주고 있다.

가로등 고장 신고 민원은 신고 다음날까지 해결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인터넷과 전화로 접수되는 민원은 수리 예정일과 수리 결과를 민원인에게 알려줌으로써 행정의 신뢰도를 높여가고 있다.

또한 신고로 부족한 부분은 매주 가로등 야간 점검을 통해 채워나가고 있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존재가 그 자리를 비울 때 느끼는 허전함은 참으로 크다.

그 허전함이 존재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지만, 시민들이 그 허전함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가로등 보수 담당직원들의 역할이다. 퇴근 길, 나란히 어둠을 밝히는 가로등은 일의 보람이다.

앞으로도 지역주민의 관심어린 신고에 보답할 수 있는 성실한 업무 수행을 통해 시민의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사항을 해소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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