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문화 전문가들에 의해 정책 결정되는 것 아니냐" 의구심 드러내

원희룡 제주도정에서 문화정책이 몇몇 소수 전문가들의 입김에 의해 사유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이선화 제주도의원(바른정당, 삼도1·2동, 오라동)은 11일 속개된 제350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 도정질문에 나서 원희룡 지사에게 "원 도정 들어서 문화가 권력화 됐다"고 비판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선화 제주도의원. ⓒ뉴스제주

이 의원은 이렇게 비판한 이유 중 하나로 구 제주대학교병원 리모델링 사업으로 추진됐던 '종합문화예술센터'에 대한 명칭 공모 사례를 들었다.

이 의원은 "행정에선 초기에 원도심 문화허브가 되겠다고 해서 이 공간 명칭에 대한 공모사업을 벌였는데 '예술공간 이아'라고 결정났다. 이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이에 원 지사가 "저도 자세히 모른다. 그걸 제가 결정할 이유는 없다"고 잘라 말하자, 이 의원은 "그건 맞지만 원래는 센터 명칭을 도민들의 아이디어를 듣겠다해서 도민공모로 추진했던 건데 공모 받아놓고선 마지막에 없던 일로 해버리고 전문가 몇 명이 모여서 '예술공간 이아'라고 이름을 지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렇게 하면 민주적인 소통구조가 부족한 게 아니냐.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도 했던 건데 이렇게 결정되니까 주민들은 생뚱맞고 이게 뭐냐고 하는 것이 아니냐"고 질타했다.

원 지사는 "그 부분에 대해선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대응했다.

이후 이 의원이 "몇 명의 전문가들에 의해 정책이 나오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어 안타깝다"고 지적하자 원 지사는 "거기에 문화예술위원회나 문화예술재단 이사장도 포함되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이 "그렇다"고 답하자, 원 지사는 "결정 과정에 제가 참여할 이유는 없다"며 "위원회나 재단에서 결정할 문제고 사전에 최소한의 논의가 없었다는 지적에 대해선 동감하지만 그렇다고 도지사가 일일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으려 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도정을 경영하는 CEO인 도지사가 문화 정책을 강조하고 있는 마당에 코드에 맞는 특정인사로 자리에 앉히면 가난하고 배고픈 예술인들은 소외되기 마련"이라며 "원 도정 들어서 문화가 권력화 됐고 그래서 소수의 전문가들에 의해 문화정책이 사유화됐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는 것"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원 지사가 '예술공간 이아'도 그 지적에 연계된 것이냐고 되묻자, 이 의원은 "이아도 관계 있다"며 "지사가 말하는 문화정책에 문화재생이나 도시재생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업을 추진하면서 동일한 인물들이 진행하고 있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의원은 "문화는 똑같은 것을 찍어내는 붕어빵이 아니다. 각자 다른 창의의 공간, 다양한 목소리가 각자의 숨결에 맞게 나와야 하는 건데 비슷한 문화만 있다면 그건 21세기 시대정신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말한 뒤 더 이상의 발언을 허용하지 않고 그대로 다른 내용으로 넘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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