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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뉴시스】김인철 기자 = 일본 피겨 국가대표 아사다 마오가 20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서 연기를 마치고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14.02.21.

yatoya@newsis.com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피겨여왕' 김연아(27)의 동갑내기 라이벌로 한 시대를 풍미한 '비운의 스타' 아사다 마오(27·일본)가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한채 빙판을 떠난다.

아사다는 지난 10일 밤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갑작스럽지만, 나 아사다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생활을 끝내겠다는 결단을 했다"며 "지금까지 오랫동안 스케이트를 탈 수 있었던 것도, 많은 일을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많은 분들의 지지와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사다는 김연아와 함께 세계 여자 싱글의 양대산맥을 이뤘던 일본 최고의 피겨 스타다.

12세의 나이에 여자 싱글 선수들이 좀처럼 성공하기 힘든 트리플 악셀을 뛰어 '천재'로 주목받았다. 2004~200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2개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하고, 2005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도 금메달을 따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2005~2006시즌까지만 해도 아사다가 김연아에 한 발 앞서는 모양새였다.

아사다는 2005~2006시즌부터 곧바로 ISU 시니어 그랑프리에 출전해 2개 대회에서 각각 은메달과 금메달을 수확했고, 해당 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2005~2006시즌까지 주니어 그랑프리에 나선 김연아는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2개 대회 연속 우승을 일군 후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정상에 섰다.

2005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에 밀려 은메달을 땄던 김연아는 2006년 같은 대회에서는 아사다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가 본격적으로 시니어 그랑프리에 나선 2006~2007시즌부터 둘의 라이벌 구도는 본격화됐다.

2009~2010시즌 전까지 아사다와 김연아는 서로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치열한 경쟁 구도를 연출했다.

2006~2007시즌과 2007~2008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연달아 우승한 김연아가 웃었고, 2007년과 2008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각각 2위, 1위를 차지한 아사다가 2년 연속 3위에 그친 김연아에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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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뉴시스】김인철 기자 = 일본 피겨 국가대표 아사다 마오가 20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서 연기를 마치고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14.02.21.

yatoya@newsis.com

2008~2009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안방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김연아가 아사다에게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에 만족해야했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의 '리허설' 형식으로 개최된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를 기점으로 아사다는 김연아에게 밀려 철저히 '2인자'에 머물렀다. 당시 김연아가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반면 아사다는 4위로 밀렸다.

아사다는 김연아를 넘기 위해 장기인 트리플 악셀을 갈고닦는데 매달렸지만, 실전에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탓에 성공률이 떨어졌다.

밴쿠버올림픽에서 김연아는 당시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인 228.56점을 받으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사다는 세 차례 트리플 악셀을 뛰었지만 김연아를 넘지 못하고 은메달을 땄다.

김연아는 밴쿠버올림픽 이후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며 휴식기를 가진 반면 아사다는 올림픽 금메달 꿈을 불태우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하지만 아사다의 하락세는 뚜렷했다. 2011년과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는 연이어 6위에 그쳤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을 바라보고 빙판 위에 돌아온 김연아가 금메달을 목에 건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는 3위에 만족해야했다.

소치올림픽에서 김연아는 석연치 않은 판정 탓에 은메달을 땄지만, 금메달을 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보다 더 큰 주목을 받았다.

반면 아사다는 6위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다.

소치올림픽 이후 김연아는 은퇴했지만, 아사다는 올림픽 금메달을 꿈을 버리지 못하고 은반 위를 누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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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러시아)=뉴시스】김인철 기자 = 일본 피겨 국가대표 아사다 마오가 19일 오후(현지시각) 러시아 소치 해안클러스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연기를 마치고 관중석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 2014.02.20.

yatoya@newsis.com

2014년 5월 1년간 휴식을 선언했던 아사다는 2015~2016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6위에 그쳤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7위로 부진했다.

2016~2017시즌 두 차례 그랑프리 시리즈에서도 각각 6위, 9위로 부진에 허덕였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꿈꾸며 준비를 이어오던 아사다는 이달 초 막을 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이 평창올림픽 여자 싱글 출전권을 2장 밖에 따지 못해 평창 출전 꿈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일본은 6월 이후 선발전을 치러 평창올림픽 여자 싱글에 나설 2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사다가 미야하라 사토코를 비롯한 차세대 스타들을 넘어설 가능성은 낮았다. 무릎 통증을 안고 있는 아사다는 지난 시즌 대부분 대회에서 '필살기'인 트리플 악셀을 뛰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개최된 일본피겨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는 24명 가운데 12위에 그치며 기량이 완전히 퇴보한 모습을 보였다.

아사다는 "소치올림픽 시즌(2013~2014시즌) 세계선수권대회는 최고의 연기와 결과로 끝낼 수 있었다. 그 때 선수 생활을 마쳤다면 지금 선수로 복귀하기를 바랐을 지도 모른다"고 되돌아봤다.

그는 "복귀한 후 원하는 연기를 할 수 없고, 원하는 결과를 낼 수 없었다. 그래서 고민이 많아졌다"며 "지난해 일본선수권대회를 마친 후 나를 지탱하던 목표가 사라졌다. 선수로서 자신감도 없어졌다"고 털어놨다.

이어 "나의 피겨 인생에 후회는 없다. 나에게 큰 결심이었지만, 삶 전체로 봤을 때 하나의 통과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새로운 꿈과 목표를 찾고, 웃는 얼굴을 잊지 않고 전진하고 싶다"고 제2의 인생을 향한 꿈을 그렸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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