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 "도지사는 공약 지키려 하는데 대통령은 별로 안 하더라"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12일 "대선 후보주자들이 공약 대결은 안 하고 서로 인신공격만 퍼붓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원희룡 지사는 이날 속개된 제350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현정화 의원(바른정당, 대천·중문·예래동)이 감귤산업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고 지적하자 이러한 답변을 내놨다.

현정화 의원은 "지난 3월에 도정에서 제19대 대선 공약과제를 발표했는데 이 중 감귤산업은 원지정비로 3792억 원을 반영했으나 2022년까지 투자계획은 790억 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 의원은 "대통령 공약사항인 '감귤산업명품화' 사업비도 절반으로 줄었고 국비지원율도 20%에 그치고 있어 이번 대선 공약사항이 반영된다 할지라도 생산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초래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비판하면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가운데)는 12일 대선후보들에게 감귤산업의 문제를 제시해서 공약경쟁을 해보라고 건넸지만 서로 인신공격만 해대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스제주

이에 원희룡 지사는 "5년 전에 경험해보니 도지사는 공약 지킬려고 하는데 대통령은 별로 지키려고 안 하더라"고 말하며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판했다.

원 지사는 "1차 산업 전체로는 1조 600억 원이 반영됐지만 감귤 부분은 지적한대로가 맞다"며 "대통령선거 공약과제를 대선 후보자들이 흔쾌히 받아들일 것이냐도 문제지만 받아 안으면 지킬 것이냐가 더 큰 문제"라고 토로했다.

이어 원 지사는 "대선후보들에게 이런 문제가 있다고 제시해서 당신들끼리 공약경쟁 해보라고 건넸지만 현재는 서로 인신공격만 하고 있어 우려가 된다"는 말로 현 대선주자들의 행태를 비난했다.

원 지사는 "하지만 보완토록 하겠다"며 "대화를 해보면서 국비율도 더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장담했다.

이와 함께 현 의원이 "유력 대선후보가 감귤산업의 국가식품산업으로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적 있는데 집행부에선 별다른 후속조치가 없다"고 지적하자, 원 지사는 "지방자치단체장인 도지사가 특정 후보의 정책에 대해 '좋다 나쁘다'고 얘기하면 선거법에 저촉돼 거론하지 않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원 지사는 "국가식품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현 의원의 의견이나 감귤산업클러스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전임 도정의 감귤과 관련된 6차 산업 육성 비전은 전적으로 옳다"고 동의했다.

허나 원 지사는 "그런데 이게 막상 현실적인 면을 들여다보니 사업성이나 부지, 사업주체 확보 등의 문제가 있었다"며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 감귤산업을 국가 차원의 식품사업으로 발전시킬지에 대해 중앙정부와 포괄적으로 논의하면서 그동안 미진했던 감귤 관련 숙원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기를 마련해 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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