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뉴스제주

제주도교육청이 고교체제개편의 한 축으로 성산고에 대해 국립제주해사고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3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등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어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만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석문 교육감은 취임 이후 지역의 요구와 학교의 상황을 바탕으로 해사고에 대한 자체 연구용역을 실시한 뒤 도지사와 도의회의장과 함께 해양수산부에 건의문을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성산고에 대한 국립해사고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해양수산부도 타당성을 인정하고 해사고 관련 대통령령 개정을 위한 입법 예고도 마쳤다. 하지만 정부부처의 협의과정에서 정부의 재정부담과 해운·조선업의 불황 등으로 인해 현재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의회는 13일 제350회 임시회 제5차 본회의를 열고 제주도교육청을 상대로 교육행정에 대한 질문을 진행했고,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고용호 의원은 해사고와 관련해 질의를 이어갔다.

고용호 의원은 "올해 초 이석문 교육감은 해사고 설립이 어렵다는 발표를 했고, 이제는 성산고를 마이스터고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며 "성격을 밝히지 않음으로써 추진방향이 매우 불분명하며, 도교육청이 갈팡질팡하는 사이 학생과 학부모들의 혼란만 야기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고 의원은 "그런데 이석문 교육감은 해양 분야 마이스터고등학교인지 또는 다른 산업분야의 마이스터고인지 명확히 밝히지도 않았다"며 "혹시 모를 나중에 변명거리를 찾기 위해서 인지도 모를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국립해사고로 전환 또는 마이스터고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학교계열을 특성화고 또는 특수목적고로 전환을 위한 학교정체성, 교육과정, 학교구성원 협조 등이 선행돼야 하지만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 것 같다"고 다그쳤다.

   
▲ 고용호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뉴스제주

특히 "도교육청이 갈팡질팡하는 데 휩쓸려 교육현장의 학교, 교사, 학생, 학부모들은 팔짱끼고 지켜보는 도리 밖에 없다"며 "여기다 성산고가 어떤 형태의 고등학교로 완성돼야 하는지 구체적인 청사진도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은 "해사고와 마이스터고, 이중 개념으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해사고와 마이스터고는 두 용어가 제주도민들에게 같은 개념으로 다가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별개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석문 교육감은 "도민 여러분께서 해사고와 마이스터고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말씀드려 혼란스러웠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이어 이 교육감은 "해사고는 대통령령에 따라 교육부장관의 위탁을 받아 해양수산부 장관이 운영하는 국립학교로 해사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특성화고"라며 "그리고 마이스터고는 산업계 수요에 직접 연계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특수목적고에 해당하는 학교"라고 설명했다.

이 교육감은 "해사고와 마이스터고는 양립하는 개념은 아니다. 현재 인천, 부산해사고는 해사고로 운영해오다 지난 2011년과 2012년에 각각 마이스터고로 지정되어 운영하고 있다. 즉, 해사고이면서 마이스터고로 지정되어 운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도교육청은 현재의 성산고를 국립해사고로 전환한 후 교육부로부터 마이스터고로 지정을 받아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해양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이것이 바로 취업과 연결되는 마이스터고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 교육청이 지향하는 성산고의 상"이라고 밝혔다.

이 교육감은 "추진 과정에서 국가차원의 여러가지 어려움으로 인해 현재 진척이 더딘 상황이지만 자체 TF팀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해수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용역을 지켜보면서 교육부와의 적극적인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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