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 발생 시 재검토하겠다던 원희룡 지사 발언 이행 촉구 나서

   
▲ 제주제2공항 예정지. ⓒ뉴스제주

곶자왈사람들과 제주환경운동연합 등 제주도내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이하 도민행동)'은 13일 논평을 내고 제2공항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결과(요약본)를 분석해 본 결과 "오름 10개를 절취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도민행동은 "예타 조사결과 요약본에는 비행 안전을 위해 제2공항 주변 10개 오름이 장애물 제한표면에 저촉된다고 기술돼 있었는데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대수산봉만 절취한다고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하지만 안전한 이·착륙을 위해선 저촉되는 10개의 오름을 훼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를 뒤집어 얘기하면 제2공항 부지는 공항으로서 적합하지 않은 지역이라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도민행동은 "제2공항 부지로 성산읍 지역이 선정된 건 환경파괴가 최소화된다는 거였다. 정석비행장을 후보지에서 제외시킨 이유 중 하나도 오름의 훼손이었고 기존 제주공항을 확장하는 안도 도두봉을 절취하는 것 때문에 불가하다고 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 제주 제2공항 부지가 포함된 온평리 대수산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파노라마 풍경. 왼쪽 제일 끝이 제2공항의 남쪽, 사진 중앙에서 약간 오른쪽까지가 공항의 북쪽 방향으로 자리잡게 될 예정이다. ⓒ뉴스제주

이에 이들은 "예타조사가 '부실'이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민행동에서 밝힌 10개의 오름은 은월봉과 대왕산, 대수산봉, 낭끼오름, 후곡악, 유건에오름, 나시리오름, 모구리오름, 통오름, 독자봉이다.

도민행동이 이날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공항은 비행기 이·착륙 안전을 위해 반경 4km 이내서 높이 제한을 두고 있다. 도민행동은 "이 규정에 따라 대왕산은 55m, 대수산봉은 40m, 낭끼오름은 90m, 유건에오름은 95m, 통오름은 45m, 독자봉은 60m를 절취해야 한다"며 "대수산봉의 높이가 137m여서 1/3 가량을 깎아내야 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도민행동은 "도내에 산재한 오름은 대부분 절대 및 상대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있고 주변엔 천연기념물인 수산굴과 벌라릿굴 등 여러 땅굴이 아래를 흐르고 있다"며 "제2공항이 들어선다면 무너질 게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 2015년 12월 19일에 원희룡 지사는 제2공항과 관련해 '중차대한 환경훼손이 발생한다면 재검토 요구도 고려할 만큼 환경가치는 매우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어 자신의 말에 책임질 때가 됐다"며 "제2공항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대도민 선언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제2공항과 관련된 모든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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