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민심과 대통령 탄핵으로 어느 때보다 국민들의 정치에 관심이 높은 시점이지만, 정작 정치권에서는 과감한 개혁과 정책경쟁 보다는 이전투구식 구태선거를 답습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9대 대선 선거운동 기간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정당들은 선거대책위원회 출범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체제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14일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나라다운 나라'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국민주권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매머드급 선대위 출범' '정치 1번지 제주에서 문재인 지지'에 중점을 뒀을 뿐 제주를 위한 대선 공약은 없었다.

이 같은 지적에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은 "문재인 후보가 직접 제주에 와서 공약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발표를 미뤘다. 제주4.3 추념식 불참 이후 첫 일정으로 제주에 오려고 했지만 기상악화로 오지 못했다.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면 첫 일정을 제주로 하지 않겠느냐"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제주 지역 대선 공약은)정책 선거본부, 선거대책본부와 협의하고 있다. 최대한 빨리하겠다. 문 후보가 오지 못하면 먼저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제주 4.3 추념식 전날까지 유일하게 4.3에 대한 공식 입장이나 추모 논평을 내지 않아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제주도당도 같은날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제주도민들을 위한 정책과 공약은 없었다.

대신 상대 정당 대선 후보를 비판하고, 보수단일화를 주장하며 보수층 표심 집결에 중점을 뒀다.

자유한국당 도당 선대위는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정당 후보" "당선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는 후보" "적폐를 애기하면서 자신의 아들 '황제취업'에 대해 거론하지 말라는 후보" "사드도 반대한 후보"라고 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서는 "사드배치를 반대했다가 여론이 악화되자 당론은 반대하고, 후보자는 여론에 눈치를 봐 찬성으로 도는 등 오락가락 안보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제주도당은 같은날 성명을 통해 제주의 공약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보수 가치를 실현시키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바른정당 소속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바른정당 소속 도의원들과 함께하는 바른정당은 제주사회의 여당"이라고 강조했다.

보수 정당인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 제주도당은 같은날 같은 시간, 각 도당사에서 제주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갖는다. 양 보수 정당은 오는 15일 오후 4시 각 도당사에서 출범식을 갖고 세를 과시를 통해 첫 번째 대결에 나선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일찌감치 제주 5대 공약을 발표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국민의당 제주도당은 선대위원 구성을 완료하고 오는 16일 오후 2시 30분 선대위 출범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어 본격 선거운동에 돌입한다.

전체 선거를 지휘할 상임공동위원장에 지난해 4.13 총선에 출마했던 오수용 제주대학교 로스쿨 교수(전 국민의당 제주도당위원장)와 장성철 현 국민의당 제주도당위원장이 맡았다. 전현직 재제주 영·호남향후회장도 공동선대위원장에 명단을 올려 눈길을 끈다.

정의당 제주도당은 지난 11일 제주선거대책위원회 출범에 따른 기자회견을 열어 심상정 후보의 제주 대표 대선 공약을 발표했다.

이날 정의당 선대위는 "한국정치의 60년 해묵은 기득권정치의 축을 바꾸지 않으면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그것은 정권교대일 뿐"이라며 "국민의 삶을 바꾸기 위해선 과감한 변화의 정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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