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ACT와 양해각서 체결. 연 6만명 시험 시장 제주로 유입
이르면 올해 6월부터 구 탐라대서 ACT 시험 고정적으로 치러질 듯

미국 최대 대학입학시험기관인 ACT(American College Testing)가 시행하는 ACT 시험이 이르면 올해 6월부터 제주에서 줄곧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오는 4월 21일 오후 5시 ACT와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그간 여러 곳에서 치러져 왔던 시험 장소를 '제주'로 고정하기 위한 협약이다.

   
▲ 미국 내 대학 입학 시험 중 하나인 ACT가 이르면 올해 6월부터 옛 탐라대학교에서 계속 치러질 전망이다. ⓒ뉴스제주

ACT는 미국 내 연간 대학 지원자의 59%인 192만 명이 응시하고 있는 시험이다. 170만 명이 응시하는 SAT를 제치고 미국 내 최대 대학입학시험으로 위상이 커졌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인 셈이다.

ACT는 국내 '수능'과 달리 1년에 총 6번을 치를 수 있다. 단, 미국 내에서만 6번의 기회가 있고, 미국 외 타 국가에서 치르는 ACT는 연 5회로 정해져 있다.

그동안 한국에서도 전국 26개 시험센터에서 연간 6000여 명의 학생들이 ACT를 치러왔으나 각종 부정행위가 끊이지 않아 시험의 신뢰도 저하가 우려된 바 있다. 이에 미국 ACT 본사는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본사 감독관을 직접 국내로 파견해 단일 시험장에서 ACT를 치르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2월엔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올해 첫 ACT 시험은 4월 8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치러졌다.

   
▲ ACT 홈페이지. ⓒ뉴스제주

이와 함께 중국에선 연간 8만 명이 미국 대학에 입학하고 있고, 그 중 3만 명 정도가 ACT 시험을 보고 있다.

허나 중국 정부가 중국 본토 내에서 외국 대학입학시험을 허용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절반 정도인 1만 5000명 가량은 홍콩이나 마카오에서, 나머지 1만 5000명 정도는 세계 각국의 시험장에서 ACT 시험을 치르고 있다.

ACT는 인근 국가의 시험장에서 중국 학생들의 ACT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해 제3의 장소를 물색했으며, 그 최적지를 '제주'로 결정했다.

제주도정은 ACT가 상해 이북 지역에서 홍콩 보다 가깝고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제주에서 대규모 ACT 시험을 시행하기 위해 제주자치도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게 됐다고 밝혔다. 현재 ACT 측에선 제주에서 약 20년 간 장기적으로 시험치르는 것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제주도정은 향후 시험장소를 변경해야 할 사유가 발생할 때까지 지속하는 방향으로 계약이 체결되길 바라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향후 몇십년 간 많은 중국 학생들이 제주에서 시험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제주자치도는 이를 기회로, 중국 내 ACT 모의고사의 판권을 갖고 있는 ATA와도 양해각서를 체결해 '모의고사 + ACT 시험 + 유학설명회 + 제주관광'을 묶은 상품을 개발키로 했다.

현재 홍콩에서 ACT를 치르는 중국 학생들은 평균 3명에서 최대 7명까지 부모 등을 동반하고 있다. 제주도 평생교육과장은 "현재 홍콩에서 전부 수용하지 못하는 수험 응시자 1만 5000명만 수용하더라도 평균 동반자 3명을 포함하면 연간 6만여 명이 지속적으로 입국하게 되고, 이 시장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옛 탐라대학교 부지. ⓒ뉴스제주

이에 제주도정은 사드(THAAD)와 같은 외부환경 요인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외국인 방문객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지역경제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자치도는 지난 4월 11일에 ACT 미국 본사를 방문했으며, 이 자리에서 ACT 네트워크를 활용해 도내 외국대학 유치 등 제주의 교육산업 발전에 협력을 요청했다. ACT 측에서도 적극 협력키로 했다.

한편, 앞으로의 ACT 시험은 이르면 올해 6월 10일에 개최될 2회차 시험부터 제주에서 고정적으로 치러지게 된다. 일정이 촉박해 제 시간에 치르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되면 9월로 늦춰진다. 제주도정은 현재 시험장소로 '구 탐라대'를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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