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가 4월 20일부터 22일까지 제19대 대통령선거 후보자의 선거벽보를 유권자의 통행이 많은 장소의 건물이나 외벽 등 도내 841곳(제주시 566곳, 서귀포시 275곳)에 붙인다. 선거벽보에는 후보자의 사진·성명·기호, 학력·경력·정견 및 그 밖의 홍보에 필요한 사항이 게재됐다. ⓒ뉴스제주

제19대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가 곧 실시된다. 하지만 아직 민심 반응은 미지근하다. 그 이면에는 후보검증 기간이 촉박한데다 한국사회에 만연한 고질적인 정치불신이 자리한다.

촛불민심과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조기대선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선거에 관심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 비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4월 17일 공식 선거운동 시작되자 각 정당 선거대책본부는 초반 기세를 잡기 위해 인파가 모이는 장소에서 표심 공략에 공을 들였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제주도내 5개 정당(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은 제주시 민속오일시장을 찾아 집중 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이를 유심히 지켜보는 사람들은 손에 꼽힐 정도로 극소수였다.

그 바탕에는 "매번 선거 때만 표를 달라며 전통시장을 찾는 정치인들의 이중적 행태를 믿지 못하겠다"는 정치불신이 있다. 선거유세원에게 거친 욕설을 내뱉는 사람까지 있었다.

   
▲ 17일 제주시민속오일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각 정당의 유세를 지켜보고 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정당 관계자다. ⓒ뉴스제주

선거 운동 이틀째인 18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제주를 찾아 '제주 4.3의 완전한 해결' 등을 약속하며 "정권교체에 힘을 보태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차기 유력 대선 주자의 방문인 만큼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기는 했지만 이전 대선 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초라한 인원이 모였다. 이는 그만큼 정치 관심이 시들하다는 반증이다.

   
▲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가 4월 18일 제주시 동문로터리 일대서 거리 유세를 가졌다. 문 후보를 지지하는 제주도민들은 '문재인'을 연호했다. 하지만 이전 대선에 비교하면 적은 인원이 모였다. ⓒ뉴스제주

본인 공약 보다 상대 후보를 비방하거나 세를 불리는데 치중하는 것도 정치불신을 키우는 원인이다.

막말과 노이즈마케팅은 주위의 이목을 끌어당기고, 특정 세력의 표를 집결시키는 전략적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노골적인 막말과 비방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대선 후보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되레 그 검에 자신이 베일 수도 있다.

세 확산을 위해 타 정당에 소속됐던 정치인이나 지역 유지를 영입하는 것도 표를 모으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 제주는 특유의 '괸당문화'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당 저당해도 괸당이 최고"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후보의 자질과 공약은 따지지도 않고 지인을 밀어준다는 '정치 괸당문화'는 허물어야 하는 장벽이다. 

대선 운동이 시작되는 시점에 당을 이적하는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시각도 곱지만은 않다. 본인들은 정치 신념에 의해 당적을 옮겼다고 하지만, 이당 저당 기웃거리는 '철새 정치인'이란 꼬리표를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점들이 국민들이 정치를 불신하게 하고, 관심을 떠나도록 한다. 

하지만 주권자들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또 다른 선택에 직면했다.

국정농단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 어느 때 보다 현명하고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리더를 선택해야 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먹고 살기에 바쁘다. 하지만 정치권을 견제할 수 있는 투표권은 행사해야 한다. 투표야 말로 국민이 누릴 수 있는 '주권'이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은 이런 말을 남겼다.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세력들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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