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은 사랑' 결혼식이 열렸던 지난 12월 3일은 나에게는 분명 '기적의 날' 이었다.

야외에서 열리는 이번행사를 한달 전부터 준비했던 터라, 날씨는 행사의 성패를 좌우할 초미의 관심사였다. 장기예보와 주간예보를 점검하면서 가슴 조려왔고 전날은 날씨걱정으로 밤잠까지 설쳤지만, 아침 창문을 열자 거침없이 밀치고 들어온 비바람은 순간 나의 심장을 멈추게 만들었다. 얼마나 참담하고, 허망하던지....... 체육행사라면 연기라도 하건만 결혼식이라 뒤로 미룰 수도 없고......

막막한 채 비바람 몰아치는 야속한 평화로를 따라 하늘을 원망하며 서귀포시로 향했다.

서귀포 신시가지에 도착하자 비바람은 잦아들었으나 여전히 야외행사를 하기엔 무리가 있는 날씨였다. 그러나 새연교 행사장에 도착 했을때 나는 눈을 의심했다.

기적처럼 행사장 반쯤열린 하늘아래로 은빛햇살이 찬란히 비치고 있는 것이었다.
모 일간지를 보고서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이날 도 전역에는 비가 내렸으나 오직 행사장만은 햇살이 비쳤다고 한다.

참석자들마다 기적같은 날씨를 화제삼아 서로 축복과 덕담을 나누었다.
많은 언론들도 결혼식 주인공들과 '사랑과 만남의 다리' 새연교를 전국에 소개하여 이날 행사는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날씨 때문에 지옥과 천당을 번갈아 다녀온 날이었지만, 이날만큼 하늘에 감사함을 느껴본 적이 없다.
질식을 체험하지 못하면 늘 마시는 산소가 얼마나 감사한지 느끼지 못하듯, 이처럼 절박함을 경험해야만 진정한 감사가 우러나오는 것 같다.

이번 행사가 나에게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선사하였듯이, 나도 이제 사랑의 손길을 기다리는 절박한 이들에게 사랑과 감사를 선물하고 싶다.

이번 새연교에서 시작된 사랑의 불씨가 활활 타올라 갈등으로 얼룩진 제주사회의 어둠을 환하게 밝혀 주기를 고대하면서......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