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 "투자 피해자 유명 아이돌도 있다? 공식적 혐의 사실 없다"

   
▲ 박미옥 제주동부경찰서 수사과장이 23일 오전 경찰서 2층 청명재에서 고액 투자사기 혐의 공연기획사 대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뉴스제주

지인으로부터 억대 돈을 빌려 잠적했다가 경찰에 자수했던 30대 공연기획사 대표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다.  

제주동부경찰서는 공연기획사 대표 K씨(33)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기에 따른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혐의 등을 적용해 내일(24일)자로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경찰 수사 결과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자는 15명이며, 경찰에 확인된 실질적 피해금만 27억원에 달한다.

고소된 피해규모는 총 27억원 상당이 신고됐으나 고소인 15명 중 일부는 빈번한 금전 거래로 인해 일부 회수하지 못한 금액만 진술한 것이다. 

사기죄의 경우 원칙적으로 피해금은 빌려주고 못 받은 금액이 아닌 기망행위에 의해 교부한 금액 전체로 하는 것이 판례다. 

경찰이 추가 조사한 결과 K씨는 고소인 15명으로부터 약 92억원을 교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중 경찰 외 검찰에 고소한 건수도 2건이 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실제 피해금은 1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씨는 2013년 컴퍼니를 설립하고, 2014년경부터 지인으로부터 돈을 빌려 공연기획을 사업을 시작했지만, 차용금의 일부만 갚고 나머지 금액은 갚지 못했음에도, 2015년 초부터 다수의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회사 운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5년 6월 메르스 등으로 야외공연 활동 등이 어려워지자 차용금 변제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2015년 8월경부터는 돈을 빌려 이전 차용금을 변제하는 속칭 돌려막기를 시작했다.   

이전 공연에서도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한 상황에서 2016년도에 3회에 걸쳐 '원더랜드 인 제주 공연'을 무료로 진행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이 공연 3회에 걸쳐 10억원이 투입됐지만, 이를 회수할 방법은 없었다.

K씨는 "회사 이미지 제고를 위해 열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 관계자는 "성공한 공연이라고 보기 어렵다. 무엇으로 메꾸려고 했는지 방법이 없다. 허황된 꿈을 꾼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K씨는 공연 사진으로 인지도는 얻었다. SNS에 사진을 올렸고, 피해자들도 이를 보고 믿을만하다고 생각해 투자했다.

실제 K씨는 무료로 행사를 진행하면서 더 많은 적자가 발생했음에도 투자자들에게 "페스티벌 공연과 여행사 송년회, 유채꽃 축제 등 행사를 진행하는데 돈이 필요하다" "관공서 등에서 추진하는 행사에 입찰하려는데 회사 신용도를 입증하기 위해 통장 잔고증명이 필요하다"고 속여 돈을 차용했다. 

이 기간동안 100여명으로부터 412억 가량의 입출금한 내역도 확인됐다. 차용금을 돌려막기 위한 것도 있지만 생활에 사용되는 금액도 포함돼 있어 정확한 산출은 어렵다. 

투자자들 중에는 유명 아이돌 이름도 거론됐지만, 경찰은 "확인이 어렵다. 그 사람(아이돌)인지 확인되지 않았다. 공식적으로 혐의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

제주동부경찰서 박미옥 수사과장은 "K씨는 높은 수익금을 약속하고 돈을 빌리면서 범행 초기에 바로 원금과 이자를 변제함에 따라 이를 채권자들이 신뢰하면서 다른 지인까지 소개 받았고 계속해 수익성도 없는 공연기획을 하고 원금상환 독촉과 높은 이자율 등으로 피해금액이 더욱 커졌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피해금 대부분은 기존 차용금을 변제하고 일부는 공연 주최 비용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가 거액의 피해금액을 은닉한 것으로 보이는 은행 거래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수사한 경찰에서는 지인간의 거래일지라도 사회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업에 대해 사업 타당성, 사업 전망, 수익구조 등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고 신중하게 투자결정을 해야 사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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