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감귤 개화 관측조사 결과, 해거리 현상 뚜렷
화엽비(꽃수) 지난해보다 절반, 2015년도 수준으로 급감

올해 노지감귤이 지난해 기록된 49만 9000톤보다 적게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특별자치도 감귤관측조사사위원회(위원장 고성보)와 농업기술원(원장 강성근)에서 발표한 올해 산 노지감귤 관측조사에 따른 개화상황 결과, 화엽비가 지난해보다 절반 수준인 0.66으로 나타났다.

화엽비는 꽃수, 묵은 잎 1개당 꽃이 피는 갯수의 비율을 나타내는 수치다. 적정수치가 0.7에서 0.9사이며, 0.5 이하는 아주 적고, 1.2 이상은 아주 많다.

지난해 노지감귤의 화엽비는 1.16이었으며, 2015년엔 0.69, 지난 5년간 평균 화엽비는 0.87이었다. 꽃이 많이 필수록 열매가 많이 맺히지만, 그렇다고해서 화엽비가 곧 생산량과 결부되진 않는다.

2015년도 화엽비가 0.69였지만 실제 노지감귤 생산량은 51만 톤 가량이었으며, 지난해 화엽비는 1.16으로 전년보다 2배 가량을 보였지만 생산량은 오히려 줄어든 49만 9000톤이었다.

   
▲ 올해 산 노지감귤 관측조사 결과, 화엽비가 전년도보다 크게 감소해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뉴스제주

품질은 좋아지면서 적정량의 감귤이 생산돼야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아니면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품질을 유지하되 생산량이 줄어들어야 가격이 오른다.

꽃이 예년보다 많이 피면 생산량이 늘어날 것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자들은 적과(열매솎기)를 많이 한다. 그렇게 되면 화엽비가 높더라도 실제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제주자치도는 올해부턴 관측조사에서 개화상황 결과에 따른 생산량 규모를 표시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껏 항상 화엽비에 따른 생산량이 실제 생산량과 큰 차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화엽비를 보고 대략의 생산량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올해 화엽비 관측조사에서 특징적인 건, 해거리 현상이 유독 심해 보인다는 점이다.

해거리 현상은 전년도에 열매가 없었던 나무엔 꽃이 평균 이상으로 맺히고, 열매가 많이 달렸던 나무엔 꽃이 피지 않는 것을 말한다. 감귤나무는 다년생 작물이 아니기 때문에 한 해 무리하면 다음 해에 피로도가 쌓여 열매가 잘 열리지 않는다.

특히 올해 관측된 화엽비는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제주시 동지역은 0.40(지난해 1.24), 서부지역 0.52(1.55), 동부지역 0.67(1.24) 등 모두 크게 떨어졌다. 최근 5년 평균인 0.90보다도 낮다.

서귀포시 동지역(0,97)과 남원지역(0.83)은 전년도와 비슷한 분포를 보인 반면, 서부지역은 0.39로 지난해 1.21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동부지역도 0.44로 지난해 1.03보다도 크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 노지감귤. ⓒ뉴스제주

이번 관측조사는 지난 5월 8일부터 16일까지 9일간 도내 456개소에 농업기술원 조사 실무자 118명과 조사 보조요원 224명 등이 투입돼 이뤄졌다.

조사결과, 화엽비가 1.2 이상인 '꽃이 아주많음'은 21.1%, 적음에서 많음구간(화엽비 0.5∼1.2)은 20.1%, 착화량이 적거나 꽃이 없는(화엽비 0.5 이하) 나무는 58.8% 비율로 조사됐다.

또한 착화정도를 추정 할 수 있는 9210그루에 대한 달관 조사한 결과에서도 매우 많이 피었거나 또는 전혀 꽃이 피지 않은 것으로 조사돼 나무별 해거리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농업기술원에서는 해거리로 인한 나무별 관리기준을 마련해 현장 컨설팅을 통한 농가 기술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과다하게 꽃이 핀 나무는 수세가 급격히 쇠약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1차 생리낙과가 끝나면 바로 전적과 및 예비지 설정을 위한 절단전정을 실시해야 한다.

수세가 안정적이면서 꽃이 많이 핀 과원은 안정착과를 위해 과다하게 착과된 가지 대상으로 조기적과를 실시하고 여름비료를 시용하면 된다. 착과량이 적은 나무는 수상선과 중심의 적과를 실시해 줄 것을 당부했다.

향후 5∼7월 기상에 따라 생리낙과가 발생하는 정도에 따라 최종 착과량이 정해지므로 농업기술원에선 농업기술센터와 공동으로 생리낙과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올해 6월 기상은 온도가 높고 강우량이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안정적인 착과를 위해선 관수 시설을 이용해 건조 시 물주기를 해야 한다.

저작권자 © 뉴스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