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9일 제주 방문한 심상정 대표, 토크콘서트서 당찬 포부 드러내
현 문재인 정부에 대해선 "잘하고 있지만 국회 개혁은 쉽지 않을 것"

정의당의 심상정 상임대표가 5월 29일 제주를 찾아 5년 후 제20대 대선에서 반드시 제1야당으로 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이날 오후 7시 30분 제주시 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전국 약속투어 '토크콘서트'를 개최하고 정의당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심 대표는 "대선이 끝난 후 어느 자리엘 가나 국민들이 제게 '미안하다'고 하시더라. 저와 정의당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걸 느꼈다"며 "이 자리를 빌어 지난 대선에서 지지해 준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 정의당 심상정 상임대표가 5월 29일 제주를 찾아 약속투어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뉴스제주

이날 콘서트는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가 사회를 맡아 진행했다. 문 대표가 "진보정당이 200만 표를 기록한 건 상당한 의미가 있다.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다.

심 대표는 정의당을 향한 지지율을 언급하기보다 과거 대한민국이 민주화 이후 30여 년간 키워 온 '민주주의'라는 30살 청년에 대해 얘기하고자 했다.

심 대표는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 역사에서 시대사적인 변곡점을 맞았던 때"라며 "이미 촛불시위가 정권교체를 기정사실화 한 상태에서 선거가 치러졌는데, 민주화 이후 30년, 그러니까 민주주의 연령이 30살이다. 그 기간동안 민주주의는 수구세력이 권력을 쥐고 '민주 對 반민주' 구조로만 이어져 오다보니 성장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권영길 후보 이후 18년만에 진보정당에서 대선을 완주한 건, 그간 봉쇄돼왔던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의식이 드러난 것이고, 촛불민심으로 새로운 선거문화가 만들어진 건 5000만 인구의 이해와 욕구로 표출된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심 대표는 "제가 토론을 잘해서라기 보단 제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가 공감이 컸던 것이고, 정의당이 추구하는 가치와 비전이 대한민국의 미래지향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국민들이 평가해줬기에 가능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 이날 심상정의 토크콘서트엔 약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대부분 고교생이나 대학생 청년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뉴스제주

# "꿈꾸는 줄 알았다" 청년들 곁에 서 있겠다고 말하는 심 대표

그러면서 심 대표는 그러한 결과의 공을 청년들에게 돌렸다.

심 대표는 "청년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도 버겁다. 의지할데도 없고 하소연할데가 없다. 오로지 자기 혼자 이 모든 현실을 감당해야 하는데 그게 정치인으로서 미안했다. 이 친구들에게 뭔가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줘야 새로운 대한민국이 될 수 있다고 늘 생각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심 대표는 "청년들 곁에서 무얼 가르치거나 끌고 가려는 게 아니라 곁에 서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심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전 꿈꾸는 줄 알았다. 제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청년들이 제게 안겼다"며 감동을 술회했다.

심 대표는 "이번 촛불세대, 탄핵을 이끌었던 청년세대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있다. 촛불세대의 정치 참여와 인식, 에너지, 이것들이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힘이 될 것"이라며 "정의당은 그래서 청년들에게 어떻게 내어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 심상정 상임대표가 오는 2022년을 목표로 제1야당으로 도약해 다시 대선에 도전할 뜻을 밝혔다. ⓒ뉴스제주

# 문재인 정부가 현재라면 정의당은 미래. "그래서 문재인 정부가 성공해야 한다"

문상빈 대표는 주제를 바꿔 현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을 물었다.

심 대표는 "아직 평가하기엔 이르다. 내각이 정리되고 국정 5년간의 비전이 제시되면 1차 평가가 가능할 것인데, 어쨌든 주어진 조건에선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어 심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오늘'이면 정의당은 '내일'이다. 그런 면에서 문재인 정부가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이 이러한 기조를 정한 것을 두고선 "과거처럼 오랜 양당체계에서 무조건 상대를 디스(dis-, 영어 접두사. 반대 또는 비판, 지적하는 말을 아우르는 단어)해서 반사이익을 얻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설파했다.

심 대표는 "냉정하게 말하면 (문재인 정부는)민주당이 잘해서 탄생한 것이 아니라 촛불이 만든 정부"라며 "촛불이 말하는 개혁 열망을 늘 중심에 두고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렇게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평했다.

또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국무총리 인선과 관련해서도 심 대표는 "촛불을 든 시민이 요구하는 개혁과제를 일관성있게 밀고 나가는데 있어 국회와 협치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국민과의 소통을 1순위에 놓으라는 것"이라며 "개혁과제를 밀고 나갔는데도 국회가 걸림돌이 된다면 국민들이 2022년 때 치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뉴스제주

# 정의당의 미래는? 군소정당 시대 마감. "제1야당 될 것"

심 대표는 "선거 때마다 정의당은 늘 생존을 다퉈왔다. 허나 이번 선거를 계기로 생존을 다투는 단계는 넘어섰다"며 "이제는 새로운 도약의 비전을 가지고 실천해 갈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정의당은 군소정당 시대를 마감하고, 오는 2022년을 목표로 제1야당으로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심 대표는 "허황된 목표가 아니다. 집권당인 민주당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와중에 나머지는 다 올망졸망하고 있다"며 "정의당은 겨우 6석인데 100석을 가진 곳과 지지율이 별반 차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 대표는 "촛불이 원하는 정치가 정권교체로 끝나선 안 된다. 이대로 끝내면 개혁은 좌초되고 말 것"이라며 "지금까지 너무 오랜 세월동안 오른쪽으로만 경도돼 왔던 정치구조를 바꿔나갈 수 있도록 계속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 대표는 "개혁이 이뤄지려면 민주당이 집권하고 정의당이 개혁 전면에 나서야 한다. 그래야 청년세대들을 따스히 감쌀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 심상정 대표를 지지한다는 한 주말부부의 남편이 서울에서 근무하는 아내를 대신해 심 대표에게 전할 말이 있다며 아내가 써 준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편지를 다 읽은 그는 아내의 부탁대로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I just called to say I love you' 곡을 불러 심 대표에게 전했다. 이에 심 대표는 따뜻한 포옹을 건내 답례했다. ⓒ뉴스제주

# 제주에 대해선... "자치 강화하고 환경 우선시 할 법 만들어야"

마지막 질문으로 제주가 안고 있는 문제점 중 국책사업으로 인한 갈등에 대한 의견을 묻자 심 대표는 "제 의지로는 바꿀 수 없고, 제주도민 의지로 바꿀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심 대표는 "민심을 거슬러 갈 순 없다. 사드도 대표적인 문제인데, 정의당은 마이크가 작았다. 제1야당(당시 더민주)이 국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했다면 반대가 훨씬 컸을텐데 유보적인 입장만 취하고 자기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 매우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도 심 대표는 "문재인 정부 하에선 제주와 관련된 여러 정책 추진 방식이 많이 바뀔 것"이라며 특히 제2공항 문제에 대해선 "그렇게 하도록 요구할 것이고 적극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심 대표는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해군의 구상권 청구 문제에 대한 답변을 두고선 "잘 모르고 한 얘기일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정부의 국책사업에 반대했다고해서 구상권을 청구한 사례가 없는데도 (그렇게 답변한 건)충분히 내용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그런 얘길 한 게 아닌가 한다"며 "조건없이 철회돼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 외에도 심 대표는 "쉬러가려고 제주를 가는데 오히려 제주도민들이 제주를 벗어나고 있다. 지난 10년간 국제자유도시를 하면서 너무 투기화됐다"며 "저도 술자리에서 제주땅값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하는데 이젠 제주특별법을 바꿔서 자치를 강화하고 환경을 우선에 두는 법으로 고쳐야 한다. 이 부분은 도당과 상의해서 대표발의하겠다고 지난 번에도 약속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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