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포럼 특별강연, 기후변화 대책 강조하면서 제주의 신재생 정책 언급

앨 고어(Al Gore) 前 미국 부통령이 제주의 '카본프리 아일랜드'에 대해 "이 시기에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언급했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은 6월 1일 개최된 제12회 제주포럼 특별강연에 나서 기후변화에 따른 대안을 제시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기후변화의 기회와 도전, 더 나은 성장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열린 이날 특강에서 앨 고어 전 부통령은 현재 지구가 안고 있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 기후변화 전문가인 앨 고어의 강연은 늘 이렇게 우주정거장에서 바라 본 지구의 사진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뉴스제주

이날 특강은 앨 고어가 자신의 강연에서 늘 보여줘왔던 '지구' 사진으로 시작됐다.

앨 고어는 "땅에서 보면 하늘은 무한히 퍼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하늘은 아주 얇은 껍질로 지구를 덮고 있다"며 "화석연료 사용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상승하면서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앨 고어는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배출된 40만 톤 만큼의 오염물질이 오늘날 매일 배출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지구온도가 계속 상승하고 있고,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앨 고어는 "대기온도의 상승뿐만 아니라 해양온도 상승도 전 세계적인 환경재앙을 불러오고 있다"면서 화면을 통해 인도와 중국, 북한, 스리랑카, 미국, 영국, 칠레, 스페인 등 세계 각지에서 벌어졌던 홍수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 사례들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앨 고어는 "이런 장면들이 한국에서도 벌어질 수 있고 앞으로 점점 더 익숙해질 것"이라며 동시에 가뭄으로 인해 벌어진 기후난민 실태에 대해서도 상세히 전달했다.

앨 고어는 "가뭄으로 인한 기후 스트레스로 인해 곡물 생산량이 줄어들었고, 이는 아프리카의 식량난으로 이어졌으며 폭동과 사회충돌로 이어졌다. 시리아 내전의 발발원인은 여기서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의 브랙시트와 난민들이 유럽 안으로 들어가려는 현상도 이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 앨 고어 전 부통령의 특별강연이 6월 1일 제주포럼에서 2일차 첫 순서로 진행됐다. . ⓒ뉴스제주

이와 함께 앨 고어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전체 동물 50%의 종이 소멸할 수 있고 북극의 빙하가 폭발 수준으로 녹아내리면서 전 세계 해수면이 상승해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는 모습은 한동안 시청됐고 충격을 안겨줄 수 있을만큼 심각해 보였다.

앨 고어는 "우리가 반드시 바꿔야 한다. 바꿀 수 있을까를 염려하지만 바꿀 수 있다"면서 "우리 손에 해결책이 있다"고 말했다.

앨 고어가 말한 해결책은 다름아닌 신재생에너지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일컫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유일한 수단이다.

앨 고어는 "2010년에 신재생에너지를 약 1기가 정도의 규모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했지만 실제로는 17배나 달성했고, 지난해엔 2010년보다 75배의 규모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 앨 고어(Al Gore) 前 미국 부통령이 제12회 제주포럼에 참석해 '기후변화의 기회와 도전, 더 나은 성장은 가능한가'를 주제로 한 특별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제주

그러면서 앨 고어는 과거 1980년대에 휴대폰이 처음 나왔을 때의 예를 들었다.

앨 고어는 "당시에 미국의 큰 전화회사에서 발표한 것이 있는데 20년 후에 얼마나 팔 수 있을까에 대한 조사였다. 90만 개 가량을 팔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120배 가량인 1억 9000만 개나 팔렸다"며 "왜 이렇게 증가했나. 투자예측이 틀린 것인가"라며 반문했다.

이에 대해 앨 고어는 예측이 틀린 것이 아니라 ▲(휴대폰에 대한)가격하락이 훨씬 빨리 이뤄졌고 ▲(휴대폰 제품에 대한)퀄리티가 급상승했으며 ▲전 세계 과반수 이상의 사람들에겐 유선 랜조차 깔려있지 않은 상황이었던 탓에 수요가 급상승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통해 앨 고어는 지금의 신재생에너지로 가동되는 전기차 등의 제품들이 이러한 성향을 띠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단가가 더욱 낮아지고 기술발전이 급격히 이뤄지면 자연스레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논리다.

그런 이유에서 앨 고어는 제주의 카본프리 아일랜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사례를 덧붙이며 "지금 이 시기에 필요한 정책"이라며 "제주가 이 문제를 해결할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앨 고어는 "제주는 풍력을 에너지로 만드는데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으며, 더 많은 공동체를 이끌어가고 있다"며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신재생에너지를 실천하고 행동하는 것 자체가 미래에너지의 자원이며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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