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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KBO 리그 한화 이글스 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9회초 원아웃 주자 1, 2루 한화 김태균이 1타점 역전 적시타를 치고 있다. 2017.05.18.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출루 장인' 김태균(35·한화 이글스)이 전설적인 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일본프로야구 최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은 물론, '마지막 4할 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세운 메이저리그 최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까지 따라잡았다.

김태균은 지난 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측선상 2루타를 때렸다.


지난해 8월7일 NC 다이노스전부터 이날까지 매 경기 출루다.

KBO리그 기록은 넘어선지 오래다. 김태균은 지난 4월22일 수원 kt전에서 64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해 펠릭스 호세가 가지고 있던 KBO리그 최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 5월16일 고척 넥센전에서는 70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해 스즈키 이치로가 1994년 작성한 일본프로야구 최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을 넘어섰다.

이날도 출루하면서 김태균은 윌리엄스가 1949년 7월1일 필라델피아 애스레틱스전부터 9월27일 워싱턴 새너터스전까지 기록한 메이저리그 최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84경기)과 타이를 이뤘다.

KBO리그 통산 283개의 홈런을 때려낼 만큼 장타력을 갖춘 김태균은 장타자임에도 타격의 정교함과 선구안을 앞세워 전설적인 타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치로는 정교한 타격 능력과 빠른 발을 앞세워 일본프로야구와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교타자로 군림했다.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인 2001년부터 2010년까지 10년 연속 200개 이상의 안타를 때려냈다.

왼손 타자인데다 발이 빨라 내야안타를 만들어내기가 김태균에 비해 수월하다.

이치로처럼 교타자도 아니고, 발이 빠르지도 않은 김태균은 이치로가 가지고 있는 기록을 일찌감치 넘어섰다.

역시 좌타자인 윌리엄스는 8차례나 한 시즌에 3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정도로 장타력을 갖췄음에도 통산 2021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뛰어난 선구안을 자랑했다.

윌리엄스는 1941년 타율 0.406을 기록했다. 그 이후에는 타율 4할을 넘긴 타자가 등장하지 않았다. 윌리엄스의 통산 출루율은 0.482로, 메이저리그 통산 1위다.

김태균은 타격의 정교함과 선구안을 앞세워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태균은 거포임에도 정교함을 갖추고 있다. 1일까지 타율 0.373(142타수 53안타)으로 2위다.

그의 타격 정교함은 독특한 타격폼에서 나온다.

타석에서 두 발을 넓게 벌리고 낮은 자세를 보이는 김태균은 양 발을 땅에 고정하고 타격을 한다. 또 턱을 왼쪽 어깨에 딱 붙이고 공을 기다린다. 이로 인해 시야가 흔들리지 않은 상태에서 공을 오래 볼 수 있다.

테이크백을 거의 하지 않는 것은 변화구 대처에 유리하다.

선구안도 뛰어나다. 거의 볼에 손을 대지 않는다.

김태균은 지난해 볼넷 108개를 기록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1일까지 김태균의 삼진 대비 볼넷 수는 0.91개로 7위다. 지난해에는 1.11개로 4위였다.

올 시즌 출루율 0.475로 선두를 질주 중안 김태균은 장타율 0.569를 기록할 정도로 장타력도 갖추고 있다. 5월까지 37경기에서 때려낸 52개의 안타 가운데 15개(2루타 8개·홈런 7개)가 장타였다. 4~5월 김태균의 OPS(출루율+장타율)는 1.044로 3위였다.

연속 경기 출루 행진을 이어간 84경기는 완벽에 가까웠다.

연속 경기 출루 행진을 이어온 지난해 8월7일부터 전날까지 김태균의 타율은 0.397(320타수 127안타)에 달했다. 4할에 단 3리 모자란 타율을 기록한 김태균은 같은 기간 타율 1위였다.

또 20개의 홈런을 쳐 같은 기간 홈런 4위에 올랐다. 2루타도 21개에 달했다.

달성 기간 중 출루율은 0.483이고, 장타율도 0.650에 달한다. OPS가 1.133이다.

부상도 그의 출루 본능을 막지는 못했다.

4월23일 수원 kt전에서 첫 타석에 내야안타를 친 후 오른 햄스트링에 통증을 느껴 곧바로 교체된 김태균은 4월3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열흘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김태균은 부상에서 복귀한 5월11일 대전 롯데전에서 무안타에 그치며 타격감을 완전히 끌어올리지 못한 모습을 보였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내 출루 기록을 이었다.

이후 매 경기에서 한 번 이상 출루해 기록을 쌓아갔다.

김태균은 2일 대전 SK전에서도 출루하면 윌리엄스의 기록을 넘어선다.

세계 최다 연속 경기 출루 기록은 대만프로야구(CPBL)에서 뛰는 린즈셩이 2015년 6월20일부터 지난해 6월14일까지 기록한 109경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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