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인된 곳만 조천, 노형, 애월... 살처분 지역 도 전역으로 확산 '비상'

현재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에 노출된 채 제주도내 오일장에서 판매된 160마리의 오골계 중병아리 가운데 73마리가 추적이 안 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시 애월읍 고성리의 두 개 농가는 지난달 5월 25일에 전북 군산의 한 양계농가로부터 각각 500마리씩 총 1000마리의 중병아리를 구매했다.

이 병아리는 곧바로 26일 해당 농장에 입식된 뒤, 제주시 오일장(27일)과 서귀포시 오일장(29일)에서 각각 90마리, 70마리씩 총 160마리가 판매됐다.

이에 제주자치도는 언론을 통해 지난 5월 26일 이후 도내 오일장에서 중병아리를 구매한 사람들 찾기에 나섰다.

   
▲ 윤창완 제주특별자치도 농축산식품국장이 이번 AI가 고병원성으로 확진된데 따른 긴급 브리핑에 나서고 있다. ⓒ뉴스제주

현재까지 신고된 건수는 33건이며, 총 247마리의 닭(병아리 포함)과 오리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82수의 오골계 병아리를 찾아냈다. 앞서 최초 신고된 제주시 이호동의 A씨가 구매해 폐사됐던 5마리를 더하면 이 시각까지 추적이 완료된 AI 의심축(중병아리)은 87마리다.

이제 문제는 남은 73마리다.
더 큰 문제는 이들 73마리의 오골계와 인근에 있었을지도 모르는 제3의 가금육에 대한 행방을 쫒는 일이다. 아직 73마리도 찾지 못한 마당에 전파될 위험에 놓여있는 제3의 가금육 찾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힘들어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신고된 33건에 대해 동물위생시험소에서 간이 진단키트로 현장확인 검사를 실시한 결과, 3개 농가에서 AI 양성반응을 보였다. 3개 농가는 조천과 노형, 애월 지역에 있는 농가들이다.

이를 토대로 추산하면 남은 73마리의 AI 의심축이 제주도 전역으로 판매돼 퍼져 나갔을 수 있다. 아직 서귀포시 오일장에서 판매된 AI 의심축의 행방도 묘연한 상태여서 살처분의 범위는 매우 광범위해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농림축산식품부는 제주에서 지난 6월 2일에 최초 신고된 AI 폐사축(토종닭)에 대한 정밀진단 검사 결과, H5N8형 고병원성으로 최종 확진됐다고 5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제주자치도는 위기경보를 '심각'단계로 격상하고 아직 추적되지 못한 중병아리와 AI로 확진된 농가들 주변 3km 반경 이내에서 살처분 조치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총 살처분 된 가금류는 14개 농가에서 1만 452마리로,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농림부는 이번 AI 진원지가 '전북 군산'지역인 것으로 확인했다. 이 곳의 농가에서 지난 5월 20일부터 매일 20∼30마리씩 오골계가 죽어나갔으나 이를 신고하지 않고 제주와 경기도, 충남, 경남, 부산 지역으로 판매해 왔던 것이 드러났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는 최소 6개 시·도에서 AI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역학조사 과정에서 전북 군산시가 지난 5월 13일에 AI 종식을 선언한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폐사축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농림부 브리핑에 따르면, 5월 14일 군산 농장주가 전북 정읍 소재의 B농장으로 오골계 150수를 판매했으나 30수가 폐사하자 19일에 반품받았다. 후에 농림부가 정읍 농장에 대한 AI 검사를 실시했으나 음성으로 판정됐다. 하지만 군산 농장주는 그 이후 다른 지역으로 오골계를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농림부는 이번 AI가 지난해 전국적으로 발병한 AI와 같은 유전자형을 가진 바이러스인지 정밀 검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검사결과는 6월 9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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