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검증 대상, JCC가 아니라 화륭자산관리공사가 될 듯
JCC 박영조 전 회장이 화륭기업에 팔아넘긴 자본은 "검증 대상 아냐"

제주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한 자본검증 시기를 두고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언제가 될지 우리도 모른다"고만 하고 있다.

제주자치도 이승찬 관광국장은 7월 5일 오후 2시 도 본청 기자실에서 이 문제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행정에서 내부적으로 준비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기자단 측에서 "시기를 앞당겨서 자본검증을 하겠다는 것이 언제를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이승찬 국장은 "환경영향평가 동의안 처리 이후에 할 예정이었으나 그 이전에 하겠다는 것을 뜻한다"고 답했다.

   
▲ 이승찬 관광국장은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에 대한 자본검증 시기가 언제 이뤄질 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며 필요한 자문을 구하느라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있다고만 했다. ⓒ뉴스제주

이 국장은 "자본검증을 하겠다고 6월 13일에 발표할 때도 시기를 단정지을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었다"며 "검증위원회 구성이야 하고자 한다면 오래 걸릴 일이 아니지만 검증을 하는데 있어 어떤 규모와 기준으로 해야하는지에 대해 자문을 얻고 있는 중이어서 행정 내부적으로 준비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기자들은 "자본검증에 관련된 조례를 개정한 이후에 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이 국장은 "꼭 그런 건 아니"라며 "조례 개정 시점과 오라관광단지를 연계시키진 않고 있다"고 답했다.

"자본검증에 대해 사업자 측에선 뭐라고 답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불만이 없었다고 말하진 않겠다. 다만 자본검증 자체를 두고 응하겠다거나 거부하겠다는 등의 가부를 표현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자본검증을 하게 된 경위를 사업예정자(박영조 전 회장)에게 전달할 때에 향후 추진과정에 대해 같이 협의하겠다고는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국장은 "행정에서 알고 있는데 얘기를 안 하는게 아니다. 지금으로선 예측이 안 되는 것"이라며 "만일 섣불리 시기를 발표했다가 지연되면 또 일부러 지연시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국장은 "로드맵이 설정되면 투명하게 다 밝히겠다. 감추는 일 없고, 감출 이유도 없다"고 호소했다.

   
▲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 위치도. ⓒ뉴스제주

# 오라관광단지 사업예정자는 JCC가 아닌 중국기업 '화륭자산관리공사'

애초에 제주자치도는 제주도의회에서 환경영향평가 동의안을 처리해 주면 그 이후에 사업자가 사업신청서를 제출하게 되니 그 때 자본검증이 이뤄진다고 했었으나, 오라관광단지 사업자였던 JCC의 박영조 회장이 회사 지분 51%를 중국의 화륭자산관리공사에 넘겨버리고 자신도 회장직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사업자나 투자자 실체에 대한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기됐다.

결국 신관홍 의장을 비롯한 환경도시위원회가 제주도정에 먼저 동의안 처리 이전에 자본검증 절차를 갖자고 지난 6월 12일에 제안했고, 바로 그 뒷 날 제주도정은 이를 받아들였다.

동의안이 의회에서 처리되면 의회가 더 이상 오라관광단지 사업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는 아무런 힘도 없어지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제주자치도가 '자본검증위원회'를 구성하고 자본검증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후 벌써 한 달여가 흐르고 있지만 위원회 구성은 커녕 자본검증이 언제 이뤄질지 전혀 가늠이 되질 않고 있다.

이에 급기야 불안해진 박영조 전 회장은 7월 4일 직접 기자회견을 자청하면서 원희룡 도정에게 "6개 심의위원회를 모두 거쳤지만 원희룡 지사의 결정으로 모두 무력화됐다. 더 이상 투자자를 희롱하지 말라"며 호소문을 원 지사에게 전달했다.

   
▲ 박영조 전 JCC 회장. 오라관광단지의 사업예정자 였으나 지난해 12월에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JCC의 지분 51%를 중국의 화륭자산관리공사에 넘겼다. 이에 따라 박 전 회장은 이제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과는 연관이 없는 인물이 됐다. 그럼에도 그는 지난 7월 4일 기자회견을 열어 원희룡 도정을 향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뉴스제주

하지만 박 전 회장은 더 이상 오라관광단지의 사업자가 아니다. 이미 지난해 12월 말에 JCC 회장직에서 물러났으며, JCC의 지분 절반 이상을 중국 기업에게 넘겼기 때문에 자본검증을 하더라도 JCC가 아닌 중국기업인 화륭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해야 한다.

그런데도 박 전 회장이 기자회견까지 자청하고 나선 것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JCC의 나머지 지분 49%도 누가 가져갔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선 이미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의 토지가 중국 기업인 화륭자산관리공사로 넘어간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박 전 회장이 JCC의 51%를 화륭자산관리공사에 넘기면서 토지매각 대금을 챙겼을 거라는 추측도 가능해진다.

결국, 이렇게 되면 그간 행정에서 늘 우려해왔던 '먹튀'에 준하는 사례가 되고 만다.

이 때문에 기자단 측에선 "먹튀로 우려되는 사업이 아니냐. 중국 기업으로 사업권이 넘어갈 때 흘러 들어갔을 자본에 대해선 살펴보지 않느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허나 이 국장은 "그 부분은 자본검증 대상이 아니다. 사업자들끼리 얼마를 주고받은 것을 검증하는 게 아니라 연도별로 사업비 조달이 가능한지, 투자가 실제 이뤄질 것인지, 실제 투자자 확보가 이뤄지는 것 등을 검증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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