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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태훈 기자 =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FC 서울과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 포항 양동현이 드리블하고 있다. 2017.07.12. taehoonlim@newsis.com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양동현(포항)이 현재 K리그 클래식 최고의 국내 공격수라는 점에 이견을 갖는 이는 드물 것이다.

 지금의 양동현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포항 스틸러스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는 그는 13골을 넣어 득점 부문 선두를 질주 중이다. 시즌이 절반 가량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지난해 수립한 개인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맹활약이 계속되면서 자연스레 양동현의 대표팀 승선 여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새롭게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신태용 감독은 이란(8월31일), 우즈베키스탄(9월5일)과의 2연전을 앞두고 K리거들을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발탁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리그 득점 1위에 관심을 두는 것은 자명하다. 실제로 신 감독은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양동현의 플레이를 직접 지켜봤다.

 앞선 8경기에서 8골을 넣었던 양동현은 정작 신 감독이 관전하는 날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팀이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면서 역습시 연계 플레이에 집중해야 했던 탓에 공격 본능은 잠시 감춰둬야 했다.

 경기가 끝난 뒤 만난 양동현은 "(대표팀 감독이 온다는 사실을) 선수로서 신경 안 쓸 수는 없다. 당연히 신경 쓰인다"면서 "홈경기 때 오셨으면 훨씬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을 텐데 마이너스 요인이 있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양동현은 10대 시절부터 될 성 부른 떡잎으로 각광을 받았다. 대한축구협회의 축구 유망주로 뽑혀 프랑스 유학길에도 올랐다.

 그러나 성인 대표팀과는 좀처럼 연이 닿지 않았다.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이 한창인 2009년 6월 부름을 받아 두 차례 A매치에 나선 것이 경력의 전부다. 총 출전 시간은 33분에 불과하다.

 그동안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양동현은 대표팀 최전방 부재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유력 후보군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번번이 선택에서는 제외됐다. 내심 기대했던 선수 입장에서는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양동현은 "슈틸리케 감독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내가 리그에서 잘해도 선택은 감독님의 몫이다. 아무리 베테랑이라고 해도 언론에서 조명이 되면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결국 (발탁이) 안 되면 상처를 받는 것은 나"라고 조심스러워했다.

 수차례 쓰러지고 다시 서기를 반복했던 그는 이번에도 본의 아니게 같은 처지다. 양동현은 "마음은 항상 똑같다"면서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모든 기량을 그라운드에서 쏟아낸 뒤 선택을 기다리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포항은 이번 주말 수원 삼성과 홈 경기를 치른다. 신 감독의 포항행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어떤 식으로든 그의 행보에 귀를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양동현은 "홈 경기에 오시면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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