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석 제주도의원, 카지노 이전 막을 수 없으니 어차피 대규모화 될 상황에
기여금 1000∼2000억 거둬 노형로터리 공사 추진할 것 제안

신화역사공원 내에 대규모 카지노 시설이 들어설 것이 점차 현실화 돼 가고 있음에 따라 차라리 '이전 허가'가 아니라 '신규 허가'로 내주면서 수천억 원의 기여금을 받아내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태석 제주도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 을)은 7월 19일 개회된 제353회 제주도의회 임시회에 출석한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카지노 문제'와 관련해 긴급 현안질문을 제기했다.

이 자리에서 김태석 의원은 "란딩 그룹이 인수한 하얏트리젠시 제주호텔 내 카지노가 신화역사공원으로 확장 이전 신청할 것이 확실하고, 제주도정이 이를 막을 수 없으니 '신규'로 주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 김태석 제주도의원은 19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어차피 카지노 이전 허가를 막지 못할 거라면 신규 허가로 내주고 1000억 원 상당의 기여금을 받아 노형로터리 개선 공사에 투입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뉴스제주

김 의원은 "란딩에게 신규허가로 주면서 상생발전기금 명목 등으로 1000억 원 정도 요구할 수 있지 않겠느냐"며 "드림타워에도 카지노가 들어설 것 같은데 두 곳으로부터 기여금을 받으면 2000억 원 가량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2000억 원 정도면 노형로터리를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공사해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변경허가로 카지노 과포화상태를 유발할 거라면 지역환원에 더 신경쓰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에 대해 원희룡 지사는 "그동안 제가 강조해 왔던 입장을 떠나서 말한다면 충분히 일리있는 의견"이라고 동조하면서도 "그런 부분을 검토 안 해 본 게 아니"라면서 다른 문제점을 꺼내며 반문했다.

원 지사는 "그렇게 하려면 현행법 상 문제가 있다. 우선 신규 카지노로 하려면 공모 절차를 거쳐야 하고, 허가 대상 지역이나 기준 등등을 미리 정해 놓고 공모해야 한다. 면허를 주는 댓가로 받는 기여금 역시 현행법 상 금액 제한 기준이 없어 제안한대로 요구하려면 결국 관광진흥법을 고쳐야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란딩에 한해선 법을 고치기엔 이미 늦었다. 투 트랙(두 가지 전략)으로 가자는 것"이라며 자신이 제안한 내용을 재차 설명했다.

   
▲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김 의원의 제안에 대해 "일리는 있지만 기여금 역시 관광진흥법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라며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전했다. ⓒ뉴스제주

그러자 원 지사는 "제안한대로 하려고 해도 관광진흥법을 고쳐야 하기에 문광부와 협의해야 하는 건 같다"며 "그렇기 때문에 제주특별법에 기여금을 받아낼 수 있는 근거조항을 넣고 자세한 건 제주도 조례에 의한다고 해버리면 한 방에 끝난다. 다만 란딩의 예가 시기적으로 안 맞다 보니 현재로선 매우 제한된 행정행위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란딩 그룹과의 협상에서 신규 및 변경허가에 따른 이점들을 잘 고려해 달라"며 발언을 마쳤다.

허나 김 의원의 제안대로 과연 란딩 그룹이 수천억 원의 기여금을 내야 할지도 모르는 신규 허가 신청을 할리가 없다는 의문점이 제기된다. 그럼에도 김 의원이 이렇게 제안한 건, 란딩이 종전의 카지노를 대규모로 확장해서 이전하려면 '신규 허가'에 준하는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행정에서 신규 허가로 신청하도록 유도하라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재 관련 법에는 대규모 확장 이전과 관련한 세부규정이 없어 굳이 란딩이 신규 허가로 신청할지가 의문이다.

결국, 란딩이 기존의 카지노 영업장을 대규모로 확장한 뒤 이전하려면 제주도정 및 도의회와 협상을 벌여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기여금 규모 문제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지노 신규 영업권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갖고 있으나, 제주특별자치도에선 제주도지사가 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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