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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보건소 양미선

 

보건소 모자보건실에 방문하는 임산부들과 모유수유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모유수유는 힘들다는 것이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간호사인 나로서도 첫째 아이를 모유수유 할 때는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힘겹게 완모까지 성공하였고 둘째, 셋째 아이 때도 좀 수월하긴 했지만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모유수유가 엄마와 아기에게 얼마나 좋고 소중한 것인지를 알기에 힘들어도 포기할 수가 없었다.

 

매년 8월 1일부터 7일까지는 세계보건기구와 유니세프가 지정한 세계모유수유주간이다. 우리나라의 모유수유 실천율은 2016년 28.3%로 유럽이나 미국이 50~60%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자체 및 보건소에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유수유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 모유수유 교실, 모유수유 동아리 운영을 통한 모유수유 친화분위기 조성, 모유수유 실천 서약서 작성, 유축기 대여 등 모유수유 실천유도를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모유는 아기의 성장과 발달에 가장 적절한 영양을 공급한다. 모유에는 여러 가지 면역물질이 포함되어 있어 감염예방에 도움을 주고, 모유를 먹고 자란 아기들이 지능지수도 높고 알레르기 발생이 덜하다는 연구들도 많이 소개되어 있다. 모유수유는 아기 뿐만 아니라 엄마에게도 이로운 점이 많다. 모유수유를 하면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자궁수축을 유도해 산후 회복을 도와주고, 모유수유 기간 동안 자연피임이 유지될 수 있고 모유수유를 한 경우 유방암이나 난소암의 발생이 감소된다고 알려져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유수유를 하면서 아기는 엄마의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정서적 안정감을 느끼고 엄마도 아기와 눈을 맞추고 아기의 움직임을 보고 행복감을 느끼면서 서로 유대감이 증대되고 애착관계가 잘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이, 모유수를 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이 시작이고 그 시작이 모유수유 성공의 절반을 이룬다. 분만 후에 산후조리기간이 가장 중요하고 힘든 시기인데, 무조건 쉬겠다고 생각하면 그 당시엔 편할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본다면 오히려 엄마 건강에 더 안좋을 수도 있다. 규칙적인 모유수유를 해야 엄마의 회복도 빨리되고, 아기도 모유를 먹음으로써 건강하고 행복한 신생아기를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시기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남편을 비롯한 가족들의 지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리고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드는 것보다 어느 정도 알고서 접근하는 것이 더 쉽기 때문에 분만 전에 모유수유에 대한 교육은 정말 중요하고 필요한 과정인 것 같다.

 

모유수유는 아기사랑의 첫걸음이다. 아기라는 새 생명이 한 가정에 주어진 축복이자 선물이듯이 엄마가 아기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인 모유를 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축복이다. 아기는 모유를 먹을 수 있는 권리가 있고, 엄마는 그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 엄마의 노력으로 아기가 건강하고 즐거워질 수 있다면 엄마 스스로도 뿌듯하고 행복할 것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육아도 행복해지고 한 가정도 우리사회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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