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제주도 '착한 공약' 10선... 뭐가 착하다는 거?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눈살 찌푸리게 하는 실적쌓기, 정도껏 해야...
김명현 기자  |  birdinsa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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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9  16:3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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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정이 내년 6월에 치러질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치적쌓기 행보를 보이는 것 같이 비쳐져 안타까움을 준다.

제주특별자치도는 8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14개 분야 105개 도지사 공약 중 실천이 우수한 '착한 공약 10선'을 선정해 발표했다.

그런데 제주자치도가 선정한 우수 실천 공약 10선 중에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보인 것도 아님에도 더러 포함된 것이 있어 의아함을 남긴다.

   
▲ 민선 6기 원희룡 제주도정은 9일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착한 공약 10선'을 선정해 발표했다. ⓒ뉴스제주

우선 제주자치도가 가장 우수한 도민체감 효과가 높은 공약으로 경제정책과의 '청년일자리 만들기 사업 확대'를 꼽았다.

일자리 창출은 올해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최대이자 최우선 정책과제다. 물론 제주자치도는 그 이전, 올해 초부터 일자리창출위원회를 조직해 일자리 늘리기에 앞장서 왔다고 밝힌 바 있다.

허나 청년일자리 사업이 어떻게 확대됐고 어떤 실적을 보였는지에 대해선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올해 청년실업률이 지난해보다 얼만큼 떨어졌다는 수치를 제시했으면 모르겠지만, 현재 상태에선 이 문제가 어떻게 해소됐는지 알 수 없다.

물론 신화역사공원과 연계한 '람정트랙' 등의 프로젝트로 도민 고용률을 높이면서 청년 일자리를 확대했다고는 인정되지만, 아직 신화역사공원은 1차 개장도 안 된 상태다. 고용 예정인 청년들이 다수 있을 순 있지만 아직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또한 '대중교통시스템의 획기적 개선'도 '착한 공약 10선'에 포함됐는데, 대중체제개편은 오는 8월 26일에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아직 시행조차 하지 않았는데 발표된 계획만 가지고 벌써 '우수한, 착한' 공약으로 선정됐으니 이상하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함께 '물류·유통시스템 개선'도 마찬가지다. 아직 제주자치도는 중앙정부로부터 도서지역 물류비 지원을 확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설립하겠다던 '해운항만물류공사'도 지지부진한 상태다.

다만, 제주자치도는 올해 공동물류센터를 통해 전년보다 30% 이상의 물류비를 절약했다고 평가한 바 있는데, 이 실적만 가지고 제주도의 물류 및 유통시스템을 개선했다고 말하기엔 한참 부족하다.

   
▲ 올해 7월, 정부가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한 합동평가 결과. 제주자치도는 '사회복지' 분야에서 최하등급인 '다' 당급을 받았다. 9개 부분 중 유일하게 사회복지만 '다'등급을 받았다. ⓒ뉴스제주

제일 황당한 건 제주도가 촘촘한 사회복지 그물망으로 사각지대를 '제로(Zero)화 했다'고 평가한 점이다.

정부가 지난달에 지방자치단체 정부합동평가를 발표했는데, 제주자치도는 9개 평가 분야에서 유일하게 사회복지 분야에서만 최하 등급인 '다' 등급을 받았다.

더군다나 올해 제주자치도의 전체 예산 편성에서 사회복지 분야 예산은 당초 원희룡 지사가 공약했던 수준을 맞추지 못하면서 많은 비난을 받기도 한 부분이다. 대체 무엇을 보고 사회복지 사각지대를 제로화 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대목이다.

그나마 성과가 있다면 도내 발달장애인 관리 체계를 위한 센터를 만들고, 제주서부 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이던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을 개관했다는 점이다.

나름대로는 제주자치도가 그간 추진해 온 공약 성과를 내보이고자 한 면이 있을 수 있겠으나, 단언컨대 사회복지 사각지대를 제로화한다는 건 사회복지가 고도로 발달한 유럽의 모든 나라들도 실현하기가 불가능한 과제다.

사회복지 사각지대가 어디 한 두 곳 뿐인가. 아연실색케 하는 단어선택이지 않을 수가 없다.

제주자치도는 실·국 단위별 심사 기준에 따라 분야별로 1차 선정 후, 도민평가단으로부터 2차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10개 공약이 선정됐고, 성과평가위원회 등 외부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최종 평가를 통해 최종 순위를 확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나 기준이 뭔지 당췌 알 수가 없다.
아래는 제주자치도가 발표한 '착한 공약' 10선이다.

 ✣ 청년일자리 만들기 사업 확대(경제정책과)
 ✣ 중산간 등 보전관리를 위한 통합 GIS(지리정보시스템) 전면 정비(도시건설과)
 ✣ 주민참여예산제 확대(예산담당관)
 ✣ 고휘도우천형차선(형광차선)도입 등 교통안전시설정비(도로관리과)
 ✣ 제주형 종자․종묘등씨드밸리 조성(농업유전자원) (농업기술원)
 ✣ 대중교통시스템의 획기적 개선(교통체계개선팀)
 ✣ 물류․유통시스템개선(해운항만물류과)
 ✣ 소나무재선충병 피해지역 생태계 복원사업추진(산림휴양과)
 ✣ 촘촘한 복지그물망에 의한 사각지대 Zero화(복지청소년과)
 ✣ 제주향토 강소기업 육성사업 추진(기업통상과)

제주자치도는 선정 대상 및 심사기준에 대해 목표 대비 실천이 우수해 도민생활에 체감 효과가 높거나 생활밀착형, 도민안전시설 등 장래 파급효과가 우수한 공약을 선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에선 '실천이 우수해 도민체감 효과가 높은 것'이라고 하더니, 아래에선 '장래 파급효과가 우수한' 공약까지도 포함됐다는 것이다. 즉, 아직 시행되지 않았지만 파급효과가 우수한, 이를테면 청년일자리 확대나 대중체계개편 같은 공약(계획)도 '성과'에 집어 넣은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올해 정부로부터 '다' 등급을 받아 뻔히 부족해 보이는 사회복지 공약도 집어 넣고서 홍보하는 걸 보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언가 어지간히 다급해 보이는 모양새를 띠게 만든다. 서두에 표현했던 것처럼 '안타깝다'고 아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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