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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대천동

<학부모 김주은>

 

서귀포로 이주한지 만 8년이 지났다. 그동안 제주도는 눈에 띄게 변화 했고 나는 그 변화를 성장이라고 부르고 싶을 만큼 달갑게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아이가 24개월일 때 이사 와서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아들은 섬 아이로 잘 놀며 잘 자라고 있다. 학부모 이므로 늘 교육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요즘 교육의 트렌드가 자기주도 학습이라는 것쯤은 여기저기서 들어서 알고 있다. 되돌아보니 학창시절에 소위 공부 잘 하던 아이들은 이미 자기주도 학습을 하고 있는 아이들 이었다. 그러던 중 교육에 있어서 수도권에 비해 변두리라고 생각했던 서귀포에 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가 생긴다고 하니 반갑기도 하였고 한편으로는 겉핥기식의 기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섣부른 염려가 들기도 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나의 그 생각이 얼마나 건방진 것이었는지 참 부끄럽다. 1년 동안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의구심은 감사와 기대로 바뀌었고, 매달 어떤 교육과 프로그램이 있는지 집중하게 되었다. 프로그램 접수가 시작되는 날은 긴장된 마음으로 오전 9시를 기다리는 내 모습을 보며 잘나지도 않았으면서 감히 의구심의 눈초리를 보낸 내 건방에 피식 웃음이 난다. 아이를 위한 알찬 프로그램들도 좋지만 특히 부모교육 강좌들이 참 좋다. 부모역할이 처음이라 늘 실수하고 때로는 줏대 없이 이리저리 휩쓸리며 중심을 잃기 일쑤인데 부모교육을 받으며 아이를 부모의 소유가 아닌 독립된 인격체로 바라보고 대해야 함을 알게 되었고 그러기에 자기주도학습이 중요함을 알게 되었다. 마음가짐은 그리 먹었지만 어떻게 실천해 나가야 하는지 모르고, 다짐은 작심삼일이 되기 일쑤고, 백가지를 마음먹으면 한 가지를 실천하기가 쉽지 않은 사람이라서 내 자신을 끊임없이 자극을 주어야 하는데 일상에 묻혀 살다 보면 그게 쉽지 않다. 그렇게 마음이 헤이 해 지고 잊을 만하면 시기적절하게도 잘 차려진 교육으로 나를 불러준다. 이 먼 서귀포까지 그것도 최고의 강사들을 섭외해 주는 센터의 노력에 감사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감동이 있다. 부모가 바로서야 교육이 바로 서며, 깨어 있는 부모가 행복하고 경쟁력 있는 미래 인재를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그 작은 시작을 부모교육으로 준비해주어서 참 고맙다. 교육은 학교나 교육기관에서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서 부모가 먼저 시작하고 실천해야 함을 이제라도 알게 되었음은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들은 지금까지 경험해 본 센터 프로그램을 모두 좋아했다. 센터 프로그램을 왜 좋아할까? 생각해보니 교사가 일방적으로 전해주는 강의식 프로그램보다는 직접 참여하는 식이라서 더 좋아한 것이 아닐까 싶다. 바람이 있다면 지금까지 경험한 프로그램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들이 계속 진행 되었으면 한다. 한정된 교실 수와 한정된 시간 안에서 신규 학생들을 위한 초급 과정들도 계속 필요할 테지만 열심히 참여하던 아이들의 성장 욕구를 채워 줄 수 있는 커리큘럼도 지속적으로 있으면 좋겠다는 욕심을 내 본다. 아이와 함께 부모력도 같이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센터~~ 참 칭찬하고 싶다. 나는 요즘 육지사는 친구들에게 서귀포의 좋은 교육을 자랑하기에 바쁘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뿐만 아니라 교육도 자랑거리가 되는 서귀포가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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