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전역 버스 요금 '1200원', 환승시스템 전면 도입
대중교통 우선차로제 시행...원희룡 "도민참여 호소"

30여년 만에 확 바뀐 제주 대중교통체계가 주말인 26일을 기해 전면 시행됐다.

'더 빠르고, 더 편리하고, 더 저렴한' 대중교통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시행되는 이번 개편은 △우선차로제 도입 △환승센터 및 환승정류장 개선 △버스증차 및 디자인 개선 △버스정보시스템 확충 △급행버스 신설 및 노선개편 △버스요금체계 단일화 △환승할인 확대 등을 주 내용으로 한다.

단순 시내버스 노선을 개편하는데 그치지 않고, 제주지역에서는 생소한 새로운 시스템을 대거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 제주 전역 요금 '1200원'...환승시스템 전면 도입

노선이 개편되면서 그동안 제주시 동 지역과 일부 읍면지역에 한해 운행됐던 시내버스는 도 전역으로 확대됐다. 성인 1인 기준 1200원의 요금으로 제주도 전역을 다닐 수 있게 됐다.

기존에 644개에 달했던 버스 노선을 140개로 대폭 줄였다. 가지 노선을 대폭 줄이는 대신 간선-지선체계로 분리한 환승체계가 전면 도입됐다. 

제주국제공항과 서귀포시터미널, 대천동사거리, 동광육거리 등 4곳에서는 이 같은 시스템을 극대화 할 환승센터가 조성될 예정이다. 환승센터와 함께 도내 읍면지역 20곳을 기점으로 한 환승정류장도 구축된다. 

통일성 없이 부여됐던 종전 버스 번호도 교체됐다. 모든 버스노선 번호를 기능과 운행지역에 따라 3자리 수 체계로 변경됐다.

급행버스는 100번 단위, 일반 간성버스는 200번 단위, 제주시내 간선버스는 300번 단위, 제주시내 지선버스는 400번 단위, 서귀포시내 간선버스는 500번 단위, 서귀포시내 지선버스는 600번 단위, 읍면지역 지선버스는 700번 단위로 각각 구분시켰다.

급행버스는 빨간색, 간선버스는 파란색, 지선버스는 초록색으로 칠해 구분을 쉽게 했다.

◆ 대중교통 우선차로제 시행...도로 혼잡 우려도

대중교통 체계 개편과 맞물려 도심지 내 주요 교통혼잡 구간에는 '대중교통 우선차로제'가 도입된다.

차량이 밀리는 도로 상의 대중교통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시행되는 제도로, 통행 가능 차량은 시내외버스 1순위, 전세버스 2순위, 승객이 탑승한 택시를 3순위로 각각 설정했다.

차로의 통행차량이 증가될 경우 후순위부터 순차적으로 통행가능 대상차량을 제외하게 된다. 단, 일방통행 대중교통 역류차로는 시내외버스만 통행이 허용된다.

대중교통 우선차로제는 각 도로 환경에 맞춰 '중앙차로제'와 '가로변차로제'로 나뉘어 조성된다.

중앙차로제가 시행되는 곳은 제주시 광양사거리-아라초등학교까지의 중앙로 2.7km 구간과 제주시 7호광장-공항입구까지의 공항로 0.8km 구간이다. 현재 공항로 800m 구간은 지난 23일부터 시범 실시되고 있으며, 중앙로 2.7km 구간은 아직 공사 중으로 오는 10월께 시행될 예정이다.

가로변차로제는 제주시 무수천사거리에서부터 국립제주박물관까지인 노형로-도령로-동서광로를 잇는 11.8km 구간에 도입된다. 가로변차로제는 평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오후 4시30분부터 7시30분까지 교통혼잡 시간대에만 적용된다.

제도 도입의 근본적인 목적 자체가 '승용차 증가 억제'에 있는 만큼, 승용차량 이용자의 경우 해당 도로 상의 불편을 감수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원체 익숙치 않은 시스템이어서 시행 초기 단계에서의 큰 혼란을 불러올 가능성도 높다.

◆ 제주도 초기 단계 혼란대비 '비상 태세' 돌입

제주자치도는 시행 초기 단계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 근무태세'에 돌입한다.

오는 25일부터 9월 1일까지는 제주시 관내 371개 버스 정류소에 공무원.자생단체로 구성된 '안내도우미'를 배치해 버스노선과 시간표 등을 안내한다.

자생단체 회원들의 경우 버스 이용객이 몰리는 평일과 토요일, 공휴일 오전 7시부터 9시,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하루 5시간, 공무원의 경우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 오후 2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8시간 안내를 할 예정이다. 

기존 버스 노선이 폐지되거나 축소 운행되는 경우에는 예비차량 투입을 요청해 긴급 해결하게 된다.

대중교통 관련 정보 안내와 여러 불편 문제를 수렴하기 위한 불편신고센터도 운영된다.

대중교통 불편신고센터 번호는 064-710-7777이며, 버스노선 정보, 변경되는 요금체계나 노선 불편사항, 운전기사 불친절 사항, 버스정보시스템 오작동 등 모든 불편사항을 접수받는다.

종합상황실에선 개편일부터 9월 11일까지 약 보름간 비상근무 체계에 돌입한다. 주말을 포함해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근무하며, 운송업체별 노선담당자가 상황실에 상주하면서 노선과 시간표 문의전화에 대응하게 된다.

◆ 원희룡 "보편적 복지 구현의 길...도민 참여 호소"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대중교통체계 개편 전면 시행에 즈음한 대도민 담화문'을 통해 "대중교통 체계 개편은 보편적 복지 구현을 위해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며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원 지사는 "대중교통은 기본적인 인프라이자, 대중교통 체계 개편은 보편적인 복지 실현을 위한 도전"이라며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도시발전의 중심을 승용차가 아니라 대중교통, 보행자, 교통약자로 전환하는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로가 사회 인프라이자, 공적 영역인 점을 감안하며 교통정책은 승용차가 아니라 대량 운송수단인 대중교통이 최우선돼야 한다"며 "우리의 삶터를 실핏줄처럼 연결하는 대중교통은 고밀도 도시를 가능하게 해 공동체 회복의 가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저비용으로 대량수송이 가능함에 따라 승용차 통행 감소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과 대기오염을 획기적으로 감축시켜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 지사는 그간 익숙했던 대중교통 체계가 30년만에 개편되는 만큼 시행 초기 혼란이 예상됨에 따라 "조기 안정화를 위한 관련 계획을 대중교통 전면 개편 시행과 함께 강력하게 추진하고 도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정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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