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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시스】권현구 기자 = 카를로스 퀘이로스 이란 축구대표팀 감독이 28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파주스타디움에서 훈련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8.28. stoweon@newsis.com

【서울=뉴시스】황보현 기자 = 한국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A조 9차전을 앞둔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대표팀 감독이 꽤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이란 대표팀은 지난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불평은 이때 부터 시작됐다. 대한축구협회측에서 제시한 연습 구장을 거부했다. 잔디 상태며 이동 거리가 불편하다는 이유다. 케이로스는 수차례 변경을 요구며 신경질 적인 반응을 보였다.

급기야 그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물에 고인 트랙과 패인 잔디 사진 등을 올렸다. 이 사진을 본 이란 축구팬들은 한국을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경기력은 잊은 채 외적인 부분에만 신경을 쓰는 모양새다.

이유는 있다. 이란은 이미 6승2무(승점 20)를 기록하며 무패 무실점 행진으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이란 입장에서는 이번 한국전 승패 여부는 크게 중요치 않다.

다만 해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모두 합류하지 못한 상황에서 심리전을 통해 한국을 조금이나마 흔들어보겠다는 심산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이란 원정 경기때마다 곤혹을 치렀다. 지난 2012년 10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4차전 원정길에 나선 대표팀은 이란의 홈 텃세에 혀를 내둘렀다. 해발 1200m 고지대인 테헤란 원정경기를 앞두고 일찌감치 적응 훈련을 하고자 했던 대표팀은 출국 당일에야 입국 비자를 받고 허겁지겁 이란행 비행기에 올랐다.

도착해서도 이란은 원정팀 한국에 제대로 된 훈련장을 내주지 않았다. 훈련장을 3번이나 옮겨야했고 현지 적응에 애를 먹었다. 그마저도 조명 시설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잔디 또한 엉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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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뉴시스】권현구 기자 = 이란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한국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두고 28일 오후 경기도 파주시 파주스타디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17.08.28. stoweon@newsis.com

당시 대표팀을 이끌었던 최강희 감독은 "이런 것을 보면 한국은 원정팀에게 너무 잘해준다. 앞으로 이란이 원정 온다면 한강 둔치에서 훈련하게 해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란의 푸대접은 계속됐다. 지난해 10월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 원정길에 오른 대표팀은 4년전 받았던 홀대를 또 다시 받았다.

이란은 한국 측이 요청한 훈련장 대신 조명탑도 없고 잔디 상태도 좋지 않은 훈련장을 내줬다. 결국 훈련을 포기한 대표팀은 숙소에서 1시간이나 떨어진 경기장으로 훈련장을 바꿔야했다. 결국 홈 텃세에 흔들린 한국은 또 다시 승리를 얻지 못했다.

이란은 이번 최종예선 9차전을 위해 원정팀 자격으로 한국 땅을 밟았지만 홈 팀의 배려를 무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국 이런 행태에 한국 내 비난 여론이 일자 케이로스 감독은 급하게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는 29일 팀 훈련을 취소한 채 한국 취재진들을 자신들이 묵고 있는 숙소로 급하게 불러 모았다. 그 자리에서 "나는 전 세계에 많은 사람들과 인맥을 쌓고 있다. 그들에게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이해하기 힘든 해명을 했다.

이란의 오만함을 지우는 길은 결국 승리 뿐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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