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자치도, 대중체계개편 시행 5일만에 이용객 늘었다고 홍보

제주특별자치도가 대중체계개편에 대한 결과분석을 시행 5일만에 내놔 황당함을 주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8월 31일 '개편 직후 비교 결과, 대중교통 이용객 늘어'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내용을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교통카드 이용건수가 약 9.5% 증가했다는 것이 주된 골자인데, 버스 이용률이 증가한 것이 이번 대중교통체계 개편에 따른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 제주특별자치도는 8월 31일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본격 시행된지 5일 만에 이용객이 늘었다며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뉴스제주

이를 두고 제주자치도정이 또 다시 "실적 홍보에만 너무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자초하는 형국이다. 이미 제주자치도는 지난 8월 9일에 아직 시행조차 하지 않은 대중교통체계 개편을 '착한 공약 10선'에 포함시키고 '좋은 성과'라고 추켜세운 바 있다.

제주자치도는 보도자료를 통해 "시내버스 요금이 단일화되고 제주교통복지카드 발급으로 대중교통 이용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자료는 지난 8월 26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교통카드 이용 데이터를 가지고 이용객 추이를 분석한 것으로, 총 이용건수는 44만 5293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9.5% 증가한 수치라고 전했다.

그러니까 지난해 2016년 8월 마지막 주 토요일부터 화요일까지의 버스 이용객을 올해 숫자와 단순 비교한 셈이다.

또한 제주도정은 지지난 주 토요일부터 지난 주 화요일까지의 이용건수와 비교해봐도 13.72%가 증가했고, 지난 주말 동안만 비교해도 19.92%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내용만 보면 대중체계개편 이후 버스이용률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허나, 단 4일 동안만의 이용객 수치로 "증가했다"고 단언해 대중체계개편이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제주도내 수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버스의 데이터가 단 4일만의 수치로 계량화돼서 대중교통체계 개편 이전과 그 이후를 평가할 수 있는지 자체가 의심스럽다.

개편된 대중교통체계에 따른 효과분석은 최소 몇 개월에서 1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 인지상정이 아닐까 하지만, 제주자치도는 시행 5일만에 이러한 결과를 내놨다.

이는 누가봐도 다분히 대중교통체계 개편이 조기에 잘 정착되고 있다는 인식을 갖게하려는 의도로 비쳐진다.

   
▲ 네덜란드 트램 및 버스 이용 시간표. 관광안내소와 각 주요 정류장에는 해당 정류장만을 지나는 노선의 버스나 트램 안내서가 비치돼 있다. ⓒ뉴스제주

현재 개편된 버스 노선으로 인해 불편을 겪는 시민들이 여전히 있고, 관련 민원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젊은이들이야 적응 속도가 빠르겠지만 노인분들에겐 더 강화된 서비스가 제공돼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허나 버스정류장에 배치된 도우미들은 오늘까지가 끝이다.

버스노선을 알려준다는 어플리케이션 이용도 힘들지만, 안내 책자는 너무 두꺼워 들고 다닐 수조차 없다. 마을별로 간략화 한 버스노선 이용 브로셔 정도라도 배포되면 좋을 것 같지만 제작조차 안 된 모양이다.

네덜란드를 비롯한 해외 유명 관광지에선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주요 버스 정류장에 해당 노선만을 지나는 버스 안내도가 비치돼 있다. 물론 제주의 버스정류장에도 노선도가 붙여져 있긴 하지만, 휴대하기 편한 크기로 만든 자그마한 별도의 안내서는 없다.

이러한 개선점들에 대해 적극 알리려 하기 보단 우선 이용률 증가만을 분석한 자료로 홍보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제주도정이 뭔가 한참 다급해 보인다는 인상을 준다.

한편, 제주자치도는 최근엔 제주 일자리창출위원회가 실제적으로 거둔 성과가 아님에도 마치 일자리위원회에서 올해 2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처럼 과장한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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