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인사특위, 서귀포시장 내정자 인사청문회 개최
"제2공항 갈등해결 노력 필요, 관광-농업 융합산업 육성해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고정식)는 1일 제주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이상순 서귀포시장 내정자(62)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이 내정자의 전문성과 도덕성에 대한 의혹을 표출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제주 제2공항과 민군복합형관광미항 등 갈등 현안 해소 방안을 비롯해 농업전문가로서의 1차산업 발전 방향, 전반적인 행정 운영에 대한 이해도 등이 집중적으로 검증됐다.

특히 이 내정자가 제주도 농업기술원장에 재임중인 당시 관련 기관에 아들이 취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취업특혜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1일 이상순 서귀포시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있다. ⓒ뉴스제주

◇ "주요 정책방향 농수축산업에 기반...농업-관광 융합도시 조성"

이 내정자는 모두발언을 통해 "서귀포시의 주요 정책방향을 농수축산업에 기반을 두고 추진함으로써 농업과 관광이 융합된 도시로서의 경쟁력을 높이고, 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서귀포시는 1차산업을 바탕으로 하는 농업관광도시 즉, 농도(農都)"라며 "감귤과 밭작물을 비롯한 농수축산업은 전체 산업구조의 20.9%를 점유하고 있으며 서민경제와 일자리 창출, 가공과 유통 등 연관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거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관광개발산업이 대규모 자본을 필요로 하고, 그 수익 또한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반면, 1차산업 소득은 거의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서귀포시의 경제기반을 농수축산업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제2공항과 민군복합형관광미항 등 지역에서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현안에 대해서는 소통을 넓혀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서귀포시가 제주의 미래가치인 청정과 공존의 핵심이라는 공감대 속에 모든 시민의 참여와 역량을 집중해 나아가는게 제주도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며 "서귀포시의 환경․사회문화적 특성을 고려하여 제주도 전체를 마케팅하는 수단들과 차별화된 마케팅 요소들을 확대 발굴하겠다"고 약속했다.

◇ 농업기술원장 재직 당시 아들 특혜 의혹 

홍경희 의원(자유한국당)은 이 내정자의 자녀에 대한 취업 특혜 의혹을 문제삼았다.

홍 의원은 "슬하의 자녀가 집을 샀는데, 직장이 어딘가 해서 살펴봤더니 농업 마이스터대학에 근무를 했다. 이 기관은 농업기술원의 예산을 받아서 대행하는 곳이지 않나"라고 물었다.

지난 2012년부터 최근까지 제주도 농업기술원장으로 재직한 바 있는 이 내정자는 "그렇지 않다. 농가들이 스스로 돈을 내서 제주대학교가 운영하는 곳이다"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지방비가 농업기술원을 통해 나가고 있다. 사실 확인 바란다"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농림부의 공모사업으로 설립된 사단법인 제주농업마이스터대학은 지방비와 국비 매칭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지방비 분은 농업기술원을 통해 집행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홍 의원은 "이 농업 마이스터 대학에 아들이 취직하고 있는데 채용 공고를 보면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홍 의원은 "계약직이긴 하지만, 이 채용공고를 보면 가장 첫번째 요건에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 출신'을 채용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이 내정자의 아들은 이 대학 출신이 아니지 않나"라며 "아들이 채용될 당시 이 내정자가 농업기술원장직으로 재직하고 있어서 거기(농업마이스터대학)에 근무한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의혹을 표했다.

이 내정자는 "그건 해당 교수가 채용한 것이지 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또 제 아들은 일시적인 사업의 보조원에 불과할 것"이라고 적극 항변했다.

홍 의원은 "이 내정자의 아들은 현재 과정장이라는 공식적인 직함을 지니고 있다. 2012년에 취업해 최근까지 일을 하고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마냥 '아니다'라고 대답할 것이 아니라 파악해봐라. 내정자가 원장에 재직한 것이 2012년이고, 자격이 되지 않는 아들이 채용된 것도 같은 해였다"며 "해당 교수가 알아서 선택한 것이라고 해도, 원장의 아들이니까 알아서 채용한 것이라는 의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1일 이상순 서귀포시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있다. ⓒ뉴스제주
   
▲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1일 이상순 서귀포시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 있다. ⓒ뉴스제주

◇ "제2공항 현안 해결 노력 필요...관광 중심 농업 육성해야"

고용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제주 제2공항 갈등 해소방안을 물었다. 고 의원은 "국책사업으로 갈등이 심각한 강정이나 제2공항이 있다. 제2공항 주민갈등이 점점 크게 번지는 조짐이 확인되고 있어 심각할 정도인데, 이런 갈등을 어떻게 처리해 나갈 것인지 소신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 내정자는 "서귀포시장이 된다면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성산으로 달려가 주민들을 만나고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현지에서 직접 찾고 해결해 나가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제주는 섬이라는 특수한 지리적 여건으로 육지부보다 불리하다. 인간의 자유로운 이동이 상당히 제한되고 있고, 물류의 이동도 제한적"이라며 "현재 제주공항으로서는 상당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람과 물류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공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명만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제2공항을 건설하게 되면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한 공항이 지어지는지 명확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며 "갈등을 해소하겠다고 하면 최소한 어떤 공항이 들어와 어떤 문제가 예상되는지 사전에 알아야 한다. 행정시장의 역할이 한계가 있지만, 그래야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고태민 의원(바른정당)은 "전에는 서귀포시가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호평을 받았는데, 지금은 살기 좋은 곳 과천이 1위고 서귀포가 32위다"라며 "특별자치도의 영향인지, 국제자유도시 영향인지 모르겠는데 급작스럽게 살기 좋은 곳에서 순위가 밀렸다는 것은 공무원이나 지도자들이 반성해 볼 때"라고 말했다.

이어 "내정자가 모두발언에서 서귀포시에 갈등 관리를 하고, 1차산업에 비중을 둬서 일을 하겠다고 했는데, 시장이 되도 기껏해야 11개월 정도"라며 "서귀포시장은 서귀포시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 갈등 해소에 주력하는 것도 좋지만 행정시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전체적인 시장 역할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오대익 교육의원은 이 내정자의 병역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오 의원은 "군복무를 중도에 마치지 못한 이유가 뭐냐"고 물었고, 이 내정자는 "해병대에 입소하고 훈련을 받다가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결핵 판정을 받아 결국 귀가했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결핵을 치료하려고 노력했고 다시 입대하려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기피 의도가 없었음을 해명했다.

현정화 의원(바른정당)은 "서귀포시민들은 겨우 10개월 남은 임기를 채우기 위해 시장을 다시 공모한다는 것에서부터 벌써 우려하고 있다. 원희룡 지사의 4년 임기 동안 벌써 3명의 시장이 바뀌면서 시민들은 염려할 수 밖에 없다"며 행정시장 직선제 등의 체제 개편에 대한 소신을 물었다.

이 내정자는 "행정체제 개편 관련은 제 입장에서 뭐라고 말할 수 없지만 정부에서 헌법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그때 더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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