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 강익자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최근 인구 변화 중 두드러진 현상이 1인가구의 증가이다. 통계청이 지난 8월 22일 발표한 ‘장래가구추계 시도편:2015~2045’에 따르면 제주도의 1인 가구 비중은 2017년 부부+자녀 가구 27.3%와 1인가구 27.8%로 비율이 비슷해 질 것으로 전망됐고, 제주도의 1인가구는 2025년 31.3%, 2035년 33.5%, 2045년 34.5%로 꾸준히 증가하여 가구유형 중 가장 많은 비율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1인 가구의 증가는 사회전반에 걸친 변화를 초래하고 있으며 단절과 고립, 사회통합에 제약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8월 서귀포지역에서는 4건의 고독사가 발생하였다. 1건은 70대, 나머지 3건은 모두 50대 중장년층이었으며, 시신이 방치되어 부패로 인한 악취로 이웃 주민이 신고로 발견된 사례도 있었다. 이번 서귀포시의 고독사 현황만 보더라도 고독사가 노인층에서만 해당하는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홀로 서럽고 비참하게 세상을 떠나는 사례가 우리 사회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참으로 가슴 아픈 현실이다.

현재 고독사와 관련해서는 통계도 없고 실태파악도 안되고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없어 앞으로 큰 사회문제로 대두 될 것으로 보인다. 고독사로 유추해 볼 수 있는 보건복지부의 무연고 사망자 현황에 의하면, 지난 5년간 중장년층(40~50대) 누적 무연고자 사망자가 2,098명으로 노인층 1,512명에 비해 586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무연고 사망자는 노인층의 문제라고 여겨져 왔지만, 현실은 홀로사는 중장년층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중장년층이 고독하고 아픈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죽음으로써 자신의 현재 상태를 표출하고 있지만, 우리 사회는 외면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각종 복지제도 및 정책들은 고독한 중장년 1인가구를 바라보지 못하고 있고, 복지사각지대를 방지하겠다고 만든 정책도 그들을 피해가고 있는 듯하다.

고독사는 고독한 삶의 결과일 것이다. 죽음을 맞기 전 생활전반에서 사회적 관계가 거의 없는 삶에서 죽음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본다. 지금까지 1인가구를 위한 복지정책은 노인 재가복지서비스, 독거노인돌봄서비스 등의 제도가 있었으나, 중장년층 1인 가구를 위한 복지정책은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통계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가장 고독한 삶을 살고 있는 계층이 중장년층(40대~50대) 1인가구가 아닌가 싶다.

   
▲ 강익자 제주도의회 의원 ⓒ뉴스제주

최근 서귀포시를 비롯하여, 도정에서는 1인가구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그에 따른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발표를 했다. 그러나, 서귀포시에서 발표한 고독사 예방대책을 본다면, 민간에 의존하여 자원봉사자를 1인 가구에 방문하게 하는 정도로 안전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지금의 한시적인 전수조사와 공무원, 자원봉사자 배치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지속적인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독사는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나타날 현상이기 때문이다.

지속적으로 중장년 1인가구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독거노인을 위한 독거노인원스톱지원센터(독거노인 안부전화, 주1회 방문, 생활교육, 각종 복지서비스 연계 등)와 같은 기능을 하는 중장년 1인가구 지원센터의 설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물론 고독사 예방은 정책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마련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공동체 회복이 함께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정책도 공동체도 다 무너진 상황인 것 같다. 중장년 1인가구를 위한 정책 마련과 함께 제주도의 공동체가 회복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외부 필진의 기고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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