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식 위원장 "사퇴 발표 후 아무런 의사타진 없어"
元 "기존 선거구획정위 재가동" 입장 불구 답답 행보

   
▲ 지난 2월 23일 '제주특별법 개정 권고안'을 마련해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전달하고 있는 제주특별자치도 선거구획정위원회. ⓒ뉴스제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표류하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원 선거구획정 작업을 정상화하기 위해 기존의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재신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정작 그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원 지사는 지난 13일 오후 2시 열린 제354회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안창남 의원의 긴급 현안질의 중'전원 사퇴' 의사를 밝힌 기존의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원 지사는 "어떤 내용이 됐든간에 선거구획정위가 재가동돼야 한다"며 "다시 선거구획정위와 의논하고 협조를 구해서 빠른 시일 내 정상화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퇴를 반려할 것이냐는 안 의원의 반문에도 원 지사는 "위촉이 됐던 것이고, 저희가 해촉한 적은 없다"며 "선거구 획정 자체가 매우 정치적인 행위 아니겠나. 규정을 따지고 이런 것을 넘어서서 획정위 위원장과 고심에 찬 협의를 통해 도민들의 염려를 빠른 시일 내 해소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즉, 국회의원 입법을 통한 제주특별법 개정 가능성 등은 차치하고라도 선거구획정위 정상화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그 방안으로 제2의 선거구획정위를 구성하는 것이 아닌 기존에 위촉됐던 제1기 선거구획정위를 신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기존 선거구위원회와 협의중에 있다는 원 지사의 발언과는 달리 물밑에서는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강창식 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장은 12일 <뉴스제주>와의 전화통화에서 사퇴의사를 밝힌 이후에 제주도측과의 접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일절 없었다"고 밝혔다.

강 위원장은 "도에서 어떻게 움직일지 모르겠지만 (선거구획정위원을)추천한 기관들이 있지 않나. 그 기관들을 상대로 다시 추천위원회를 해보든지, 그래도 없으면 그에 따른 후속조치가 있어야 할 것인데, 지금 그것까지도 액션이 되지 않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경제적 이득이 있는 것도 아닌데 명예스럽게 일하도록 해줘야지, 욕만 들을거면 누가 하려고 하겠나"라며 "관에서도 민간인에게 위탁할 때는 '어떤 애로도 있으니까 충분히 명분을 쌓아드리고 고생했다는 말 듣게하겠다'는 뉘앙스라도 비쳐야 동조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막바지에 이르러 추석 전에라도 뭔가 액션이 나와야 할 것 같은데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간 제주도는 선거구획정 작업에 대해 묻는 질문에 경과가 있다면 발표하겠다는 입장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선거구획정위원들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지 20여일이 흘렀음에도 대책은 커녕 의사타진 조차 미뤄왔던 형국이라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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