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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기초생활보장과 김태연

 

‘청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바로 황희정승이다. 그와 관련된 일화가 재조명되고 모두가 그의 행적을 보며 감탄한다. 하지만 가끔은, 어쩌면 올바르고 당연한 일들이 현대에서 부각되고 회자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근검절약하는 모습, 공평무사한 행동들이 우리 공직사회에는 자리 잡혀 있지 못한 탓일까.

 

‘청렴’이라는 단어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소위 ‘김영란 법’이라고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부터일 것이다. 특히, 공직자의 기강을 바로 세우고자 국민권익위원회에서는 전국 75개 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청렴도 측정을 하고 있으며 각 기초자치단체에서도 다양한 시책으로 청렴한 공직사회를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제주시에서도 ‘청렴 퀴즈’, ‘청렴 메시지’가 제공되고 있으며 과 자체적으로는 모든 직원이 청렴 릴레이를 통해 ‘청렴’의 의미를 되새긴다. 이러한 시의 노력으로 공직사회에 입문한지 채 일 년이 되지 않은 필자에게도 ‘청렴’이라는 단어가 낯설지만은 않다.

 

필자는 현재 제주시청 기초생활보장과에서 ‘신규 수급자 맞춤형 복지서비스 조사 및 결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며칠 전, 한 할아버지께서 자신이 신청한 서비스가 책정된 것이 고맙다고 선물이라며 화장품을 건네셨다.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며 정중히 거절하였는데 필자 몰래 사무실 한 구석에 물건을 놓고 가셔서 그것을 할아버지 댁에 직접 찾아가 돌려 드린 적이 있다. 황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한 에피소드다. 직접 수급자 가정 방문을 할 때에도 찾아와줘서 고맙다며 건네는 음료수 한잔도 마음만 감사히 받을 뿐 거절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격려의 인사로, 감사의 인사로 건네는 음료 한잔도 함께 마실 수 없는, 조금은 각박한 현실이 되어버린 것이 안타깝긴 하지만 불과 1년 전 신규 임용시, ‘공무원의 의무’를 외우던 나의 모습을 돌이켜 보며 마음을 다시 잡곤 한다.

 

앞으로 공직사회의 청렴도는 시민들에게 더 높은 기준으로 평가될 것이고 청렴하지 못한 공무원은 이 사회에서 도태될 것이다. 최근 들어 공무원의 비리가 간간이 들려 마음이 아프지만 현실을 비판하기 전에 하루 동안 스스로의 행동을 반추해보자.

“오늘 하루도 청렴하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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