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제2공항 신설이 아닌 기존 제주국제공항을 확장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내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이 제주 제2공항 계획과 관련해 서울에 소재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월 21~22일 이틀간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방법은 무작위로 선정된 유선 전화번호를 이용한 ARS RDD 방식으로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포인트이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항시설을 확충한다고 가정할 경우 가장 적절한 대안’을 묻는 질문에 ‘현재 제주공항 확장’이 33.6%로 ‘성산읍 부지 제2공항 신설’(24.4%)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어 정석비행장 활용(20.8%), 새로운 공항 입지 선정(12.9%), 현 공항 폐쇄 및 신공항 건설(2.2%)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6.0%였다.

또한 공항인프라 확충의 필요성 여부에 대해서는 ‘필요하다’(49.3%)는 의견이 ‘필요하지 않다’(41.1%)는 의견보다 많기는 했으나 대폭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제2공항 신설이 아닌 기존 제주국제공항을 확장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제주

2015년 말 제2공항계획을 발표한 직후 도내 다수의 설문조사에서는 제2공항계획에 대한 찬성률이 70% 안팎에 가까울 정도로 높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도두하수종말처리장 오폐수 무단방류와 쓰레기처리 문제, 심각한 교통체증 등에 따른 실생활의 불편함이 가중되면서 무분별한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공항시설 확충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결과를 두고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은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예전 여론조사의 경우 제2공항 계획이라는 하나의 대안만을 놓고 찬성, 반대 형식으로 조사를 하면서 공항시설 확충을 위한 최적의 대안 모색에 한계가 있어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도민들은 공항인프라 확충의 대안으로 특정 안에만 쏠리지 않고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는 그동안 제주도가 제2공항 확장을 거의 기정사실화해 좁은 선택지를 도민들에게 제시해 제한된 답변이 나올 수밖에 없게 만들었던 것은 아니었나 하는 의문점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제주 제2공항 관련 공약사항인 절차적 정당성 확보 및 주민과의 상생방안 마련에 대한 조사결과도 눈에 띈다. 먼저 제2공항 건설계획 추진과 관련해 주민과의 소통과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안 되고 있다’가 51.6%로서 ‘잘 되고 있다’ 23.5%보다 2배 이상 높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 절차적 정당성 확보 및 지역주민과 상생방안 마련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사항이기도 하지만 도민여론은 국토부와 제주도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제2공항 부지에 공군기지 설치가 공군참모총장의 입을 통해 사실로 확인되면서 주민들뿐 아니라 도민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천 명이 집과 밭을 내놓고 삶의 터를 떠나는 제주 역사상 최대의 실향민 사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도민사회로 확산되면서 제2공항 건설계획에 우려하는 도민여론도 높아가고 있다. 국토부와 제주도 당국은 지금이라도 제2공항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 할 수 있는 주민들과의 협의체를 즉각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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