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인 학교경영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된 '교장공모제'가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운영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평교사 출신의 비중이 적을뿐더러 제주의 경우 대부분 '단수 지원'으로 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오영훈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을)이 11일 교육부로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학기부터 2017년 2학기까지 교장공모제를 통해 임명된 교장은 총 138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교장자격증이 없어도 응모할 수 있는 '내부형' 공모제로 교장이 된 사람은 474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전체 공모 교장 중에서 공모 지원 당시 교장자격증이 없는 상태에서 교장으로 선정된 사람은 127명에 그쳤으며, 90.8%에 해당하는 1256명이 교장자격증을 갖고 있었다. 

또 교장자격증이 없는 상태에서 공모교장이 된 경우 평교사로서 교장이 된 경우는 73명에 불과했다. 전체 공모교장 대비 5.3%에 불과한 수치다.

다만 제주인 경우 최근 3년간 13개 초중고에서 교장 공모를 시행한 결과 교장자격증이 없어도 응모할 수 있는 내부형 공모제로 교장이 된 경우는 6명으로 전체 46.1%로 파악됐다. 공모 당시 교장 자격증 소지자 수는 8명으로 61.5%를 차지해 내부형 교방공모제 비율은 가장 높고, 교장 자격증 소지자 비율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별개로 교장공모제 입법 취지가 시행령에 의해 가로막혀 있는 동안 기존 교장 승진 트랙에서 유리한 사람들이 조기 승진 또는 임기 연장 효과만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공모 교장이 된 사람들 중에서 교사는 73명인데 반해 교장 승진을 앞둔 교감은 1071명에 달했다. 교육청 또는 교육지원청, 교육연구원 등에서 장학사 및 연구사로 일하던 교육전문직도 114명이 공모교장에 임명됐다.

결과적으로 교장공모의 취지가 일선 현장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5년 1월 이후 교장공모를 실시한 학교 1382곳 중 단 한 명만 공모에 지원해 낙점된 학교는 787곳으로 무려 56.9%에 달했다.

제주는 더욱 심각하다. 최근 3년간 교장공모제를 시행한 결과 단수지원이 11개 학교로 84.6%를 차지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대부분 단수 지원으로 교장공모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공모제의 의미가 퇴색한 것이다.

오영훈 의원은 "교장공모제는 2007년 참여정부에서 기존 교장자격제의 한계와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범운영을 통해 도입하고 4년 뒤 국회에서 긍정적인 취지를 고려해 제도화한 것"이라며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대표적으로 시행령을 통해 입법취지를 왜곡하고 축소해 온 제도인 만큼 새 정부에서 우선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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