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수목원, '느린 우체통' 16일부터 운영
비치된 무료엽서에 메시지 적어 우체통에 넣으면 1년 후에 발송

꿈을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쓰는 지금의 내가 1년 후의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탓하기 보다 죽을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하고자 했던 초심을 지금보다 더 지쳐있을 1년 후의 내게 전해줄 수 있다면. 혹은 사랑하는 친구나 애인에게 지금의 마음을 1년 후에 전달하고 싶다면?

제주 한라수목원 내 자연생태체험 학습관에 엽서를 넣으면 1년 후에나 발송되는 매우 '느린 우체통'이 설치됐다.

   
▲ 한라수목원 자연생태체험 학습관에 설치된 '느린 우체통'. 오는 16일부터 이 우체통에 엽서를 써 넣으면 1년 후에 발송된다. ⓒ뉴스제주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본부장 김창조)는 자신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1년 뒤에 배달해주는 '느린 우체통'을 설치해 오는 16일부터 운영한다.

이 우체통은 시민은 물론 관광객이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우체통에 비치된 무료 엽서에 친구나 연인, 혹은 자기 자신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적어 넣으면 1년 후에 기재된 주소지로 배달해준다.

우체통에 투입된 우편물은 한 달에 한 번 회수해 보관하다가 1년이 경과하면 우체국을 통해 발송된다.

이번 '느린 우체통'은 도심 속 힐링공간인 한라수목원에서 각박한 생활 속에서 빠름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손편지가 전하는 감동과 느림이 주는 여유를 일깨우기 위해 기획됐다.

아무리 최첨단 과학문명을 달리는 디지털 시대가 도래한다고 해도 아날로그 감성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김창조 세계유산본부장은 "느린 우체통으로 추억과 낭만을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가 되길 바란다"며 "한라수목원을 방문하는 모든 탐방객들이 이용해 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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