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행자위, '도민의견 수렴' 빙자한 선거운동 의혹 표출

   
▲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이상봉, 강경식 의원 ⓒ뉴스제주

내년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선 도전이 유력시 되는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임기 말이 되자 '도민의견 수렴'을 빙자한 선거운동에 전념하고 있다는 의혹이 표출됐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충홍)는 17일 제주특별자치행정국을 상대로 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최근 지역 방문에 일정이 쏠려있는 원희룡 지사의 행보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원희룡 지사의 현장도지사실 운영과 마을투어 실시횟수를 살펴보면 올해의 경우 2015년에 비해 3배,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며 "사실상 선거 행보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읍면동을 중심으로 방문하던 것도 최근에는 서귀포시 동지역을 방문하더라"며 "이제서야 동지역 마을을 둘러보는 것은 선거를 앞두고 숙원 사업 등을 예산에 편성하기 위한 의도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질문했다.

또 이 의원은 "제주도청 홈페이지에서 마을투어 당시의 제기된 민원 추진상황을 관리하고 있는데, 2015년 22건, 2016년 44건이었던 것이 올해는 273건으로 급증하고 있다"며 "선거철을 앞둔 최근에서야 신경써서 관리하는 형태"라고 꼬집었다.

이에 유종성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은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방문 동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지역 마을회장들로부터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왜 읍며만 가느냐, 동지역도 둘러봐야 하지 않느냐'는 요청이 있을 뿐"이라며 "선거가 임박해서 올해에 집중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강경식 의원(무소속)은 "임기 초반에는 지사가 동문회 행사나 각종 행사에는 얼굴을 안보이고 육지나 외국에 나가있다라 근래에는 동문회, 종친회 이런 행사에 다 나타난다. 헌법적 지위확보 문제나 제주4.3 70주기 등 챙겨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은데 곳곳에 다 보여서 제가 보기에 민망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지사는 능력으로 승부해야지 과거 도지사처럼 식게집(제삿집이라는 뜻의 제주어) 찾아다니고, 구태의연한 모습이 임기말에 나타나서 너무나 안타깝다"고 질책했다.

이와 함께 "정규 공무원 라인이 아닌 원 지사가 별정직이나 비선라인을 많이 고용해 SNS를 통한 도정홍보에 전념하고 있다"며 "도민 혈세를 들여서 월급을 주면 그에 맞는 직책을 주고 일을 시켜야 하는데, 자신의 홍보에 집중하는 것은 구태의연한 정치"라고 비판했다.

유 국장은 "임기초에는 도정 방향도 잡고 여러가지 챙길 것이 있었을 뿐"이라며 "지금은 선거 의식해서 다닌 것이 아니고 도민들이 요청해서 가고 있는 것이다. 요청 않는데 가는 것은 없다. 종친회 동창회도 일정이 되면 가고 일정이 안되면 못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유 국장은 "도지사의 고유 권한으로 보면 안되겠나. 그것도 업무의 일환이지 않나"라고 항변했지만, 강 의원은 "지사가 임기 막판에 행보가 달라지는 것은 저도 정치인이기 때문에 잘 보인다"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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